이들은 성장주도형, 기업친화적 정책을 추진하는 현정권을 심판하고, 보다 낳은 삶의 질을 위해 새 인물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지난 2007년 대선에서 바로 이들 2030 세대가 현정권을 골랐다는 점이다.
17대 대선에서 20대는 당시 민주당 정동영 후보에겐 21.3%의 지지를 보낸 반면 이 대통령에게는 45.8%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양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24.5%포인트로 40대의 19.9%포인트보다도 컸다. 30대 역시 이 대통령에게 41.4%의 높은 지지를 보였다.
당시 경제 상황을 되짚어 보면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원화값 상승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 국면이었다. 물론 취업난도 심했다.
2007년만해도 이 대통령은 정치인이기 보단 ‘CEO 출신의 서울시장으로서 성공한 행정가’의 이미지였다. 이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 그 나름대로 ‘신선함’을 갖춘 인물이었단 뜻이다.
지난 2002년 16대 대선도 상황은 같았다.
당시 20대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59.0%의 지지 의사를 보냈고, 30대 역시 59.3%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다. 당시 젊은 유권자들은 구태정치로 대표되는 이회창 후보를 버리고 신선함으로 바람을 불러온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임기 막판엔 10%대의 지지율로 노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몰아냈다.
20~30대의 표심은 인물에 대한 충성심이 약하고 경제 상황과 후보 이미지에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50~60대가 정치적 성향이 일관된 '단골 손님'이라면 젊은 층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뜨내기 손님'이란 의미다.
2030 세대는 항상 변화를 바라며 새 인물을 갈망한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극단에서, 생존을 위해 살고 있는 만큼 현실적이며 특정 정치인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다.
2030 세대가 정치권의 새 강자로 떠오른 만큼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이번 10·26 서울시장 선거의 결과를 되새김질 해보고 내년 총·대선까지 정국 운영과 선거전략을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