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발표한 ‘3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3분기 중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21억6000만 달러로 전분기의 214억8000만 달러보다 3.2% 증가했다. 이는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3분기 중 원ㆍ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은 8원20전으로 거의 10원대에 육박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비롯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듯하다.
하지만 최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환율의 일일 변동성은 1.21%로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20개국 평균 0.94%를 웃돌았다. 브라질 스위스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여섯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원화의 급등락 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외환시장의 불안은 최근 수년간 한국 경제에서 외국인 투자 비중이 경제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외환시장 자체가 자본 유출·입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어디에도 정부의 구체적인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한때 일본, 중국과의 외환스와프가 외환시장의 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일본과의 스와프 확대 이후 반짝했던 환율 진정세는 하루치 소재에 지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불안한 환율로 고통받는 것은 수출입업체 뿐만 아니다. 자녀를 해외에 두고 있는 수많은 기러기 아빠들 또한 언제 변할지 모르는 환율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개방된 시장을 다시 규제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한다면 정부 차원에서 최소한 단기적이고 투기적 외환거래에 대한 입법적 대책은 강구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