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섬을 품격 있는 국민관광휴양지로

2011-10-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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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 연구위원 김명수 박사

김명수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산과 강, 섬이 많은 금수강산(錦繡江山)과 다도해(多島海)의 나라다. 1960년대 이후에는 일제강점과 전쟁으로 벌거숭이가 된 산을 성공적으로 녹화하여 산림 모범국가가 되었으며 오늘날에는 4대강과 많은 지류들을 새롭게 탈바꿈시키려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산에서 출발한 물줄기는 강을 이루고 결국 바다와 섬으로 이어진다. 이제 마지막 남은 섬에 눈을 돌릴 때다. 산과 강, 섬이 연결된 품격 있는 국토를 만들어야 하고 경제적 선진국을 넘어 국토 선진국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귀중한 자원인 섬을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국토정책을 시급히 수립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유인도 482개, 무인도 2876개 등 총 3358개의 섬이 있다. 주로 서남해안에 다수가 분포한다. 산과 강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많은 정책적 관심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섬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하였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먼저, 섬은 교통 접근성이 나빠 투자매력도가 떨어진다. 기상조건에 따라 연안여객선의 운항이 불확실하여 관광객 출입의 정시성이 낮다. 섬의 정주여건도 열악하다. 상하수도와 전기 등이 공급되지 않아 삶의 질이 매우 낮고 섬을 떠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편 섬은 많은 생물자원을 보유한 생태계의 보고다. 생물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지역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정부는 현재 10.5% 수준인 연안·해양보호구역 면적을 2020년까지 13%로 확대할 계획이다.

보전가치가 높은 섬은 보전해야 하지만, 활용이 가능한 섬 지역은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섬의 특성을 고려하여 수산업적 활용, 해양자원 개발, 관광산업 활용, 농업적 활용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대비하여 다양한 관광시설을 갖춘 국민관광휴양지대로 개발할 것을 제안한다. 모든 국민이 찾는 품격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섬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요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바다, 해수욕장, 섬 특유의 문화 등은 육지에서는 누릴 수 없는 매력요소이다.

미국의 산완제도(San Juan Islands)와 그리스 미코노스 섬(Mykonos Island)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 산완제도의 경우 섬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려 진정한 섬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휴양관광지로 조성한 사례이다. 그리스 미코노스 섬은 그 지역의 역사문화 그리고 자연환경을 기본 바탕으로 한 관광정책을 통해 세계적인 섬 휴양관광의 명소가 된 곳이다.

섬 활용의 요체는 섬의 문화와 자연의 보전을 전제로 관광휴양 인프라를 지원하는 것이다. 물론 섬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점도 있다. 특히 섬이 지닌 독특한 문화와 자연 그리고 생활상이 훼손되는 것은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섬의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먼저 섬으로의 접근성과 정시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접근교통수단을 개발해야 한다. 위그선 등 첨단교통수단의 도입, 연안여객선의 대형화 등이 필요하다.

정주환경의 개선을 위해 상하수도 및 전력공급에 대한 지원도 절실하다. 요트 마리나의 건설을 위한 정부의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며, 활용도가 떨어지는 기존 어항을 리모델링하여 다목적 마리나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섬의 생물자원 보전을 위한 과도한 규제에 대해서도 합리적 완화를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보전할 지역과 활용할 지역을 구분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섬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섬은 버려진 땅이라는 육지 중심적 사고에서 탈피하여야 한다. 섬과 바다는 가장 소중한 관광휴양자원이며,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소중한 여가공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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