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재보선] 징크스 '깬' 박원순, '시험대' 오른 나경원

2011-10-2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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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그동안 서울시장 선거에서 '불멸의 법칙'처럼 여겨지던 2대 징크스를 깼다.

바로 무소속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것과, 선거 캠프 위치가 서울시청과 멀 경우 당선이 어렵다는 것 두가지다.

우선 박 후보는 '무소속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한다'는 통념을 타파했다.

실제로 지난 16년 동안 이어져 온 서울 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은 바람처럼 등장했다 존재감을 드러내지도 못한 채 바람처럼 사라졌다.

지난 1995년 6·27 지방선거(1회)에서 박찬종 전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무균질 정치인' 이미지를 부각하며 인기몰이에 성공했으나, 민주당 조순 후보의 조직력에 뒤지며 낙선했다.

이후 치러진 4번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은 0.3~2.5% 수준의 득표율에 그치며 당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기성정치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투표권 행사로 박 후보는 집권여당 소속인 나경원 후보를 꺾고 무소속 후보 당선이란 신기원을 달성했다.

두번째로 선거캠프가 서울시청 청사(중구 태평로)와 인접할 수록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통설도 무너트렸다.

지난 1995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시청과 500여미터 떨어진 광화문에 캠프를 꾸린 조순 후보가 여의도에 사무실을 차린 한나라당 정원식 후보를 눌렀고, 1998년엔 종로구 동승동에 사무소가 있던 민주당 고건 후보가 마포에 캠프를 연 최병렬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

이후에도 2002년 청계천에 캠프를 차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여의도에 둥지를 튼 민주당 김민석 후보를 눌렀고, 2006년 을지로 금세기빌딩에 캠프를 꾸린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광화문 신문로에 캠프를 차린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를 꺾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선 태평로 프레스센터 1층에 선거본부를 마련했던 오세훈 후보가 여의도 민주당 당사건물을 캠프로 사용한 한명숙 후보를 이겼다.

이번 선거에선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청에서 1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종로구 안국동에 캠프를 차렸음에도, 오 전 시장이 이용한 프레스센터에 캠프를 연 나경원 후보를 제압했다.

반면 나경원 후보는 ‘서울시장 2위 낙선자는 정치적으로 몰락한다’는 징크스의 시험대에 올랐다.

실제로 박찬종 전 의원은 초대 민선 서울시장 선거에서 2위로 아깝게 패한 뒤 신한국당 대통령 경선 중도 포기,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 지지 등 거듭된 정치적 행보를 보이다 끝내 재기에 실패했다..

고건 전 총리에 맞섰던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는 당 대통령 경선에서 이회창 전 총재와 맞섰고, 참여정부 출범 뒤엔 당 대표까지 지냈으나, 결국 탄핵여파로 패한 2004년 총선의 책임을 지고 정계를 은퇴했다.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를 상대로 바람을 일으키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민주당 김민석 후보는 ‘후보단일화문제’로 결국 패했다. 김 후보는 2년 뒤 치러진 총선 때 자신의 지역구였던 영등포을에서 영등포갑으로 선거구를 옮기면서 민주당 후보로 재출마했지만, 국회에 입성하진 못한다.

2006년 오세훈 전 시장과 맞붙었던 강금실 전 법무장관도 선거에 패한 뒤 민주당 통합과정 최고위원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정계에서 물러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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