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투자심리 안정과 글로벌 위기에 따른 하락 모멘텀 약화를 근거로 환율 안정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원화강세 전망했지만...
외환전문가들은 한·일간 700억달러 통화스와프 확대로 외환 유동성 위기가 더욱 줄어 원화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또 내수 성장과 경상수지 흑자 축소가 용인돼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실제로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 소식은 19일 서울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
19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3.70원 떨어진 1131.90원으로 마감하며 지난달 16일 1112.50원 이후 한 달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의 전망은 하루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3.10원 오른 114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시 관계자들은 오는 23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럽 재정위기 해결책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위험자산 기피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한·일 통화스와프, 원화 안정에 장기 약효
전문가들은 통화스와프의 외환시장 파급 효과가 단 하루밖에 지속되지 못한 것은 모멘텀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2008년에 비해 투자 심리가 안정된 점을 우선으로 꼽고 있다.
앞서 2008년 10월 한ㆍ미 통화스와프에 이어 12월에 한ㆍ일 통화스와프 확대, 한ㆍ중 통화스와프 체결 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것은 당시 시장 심리가 패닉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12일 한ㆍ일 통화스와프가 30억달러에서 200억달러 상당으로 확대되고 한ㆍ중 통화스와프도 1800억위안(약 38조원) 이내로 체결됐으나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전일대비 14.00원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시장참가자들이 달러가 포함되지 않은 통화스와프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당국도 이번 한·일 통화스와프가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9일 “통화스와프의 외환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합의가 외환시장을 염두해 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또한 한·일 통화스와프라는 단발성 화제가 유럽 재정 위기 등 글로벌 금융위기에 묻혔다는 지적도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통화스와프 규모가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 이상이라 단시간에 환율이 하락했지만 유럽 재정문제에 뚜렷한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1120원대까지 추격 매도하는 점은 부담스러웠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일 통화스와프가 환율의 장기적 안전판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원화 강세를 크게 이끌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