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김한솔, 정치에 관심 가져야

2011-10-19 18:41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나는 정치에 관심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자인 김한솔군이 19일 한국의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김군은 지난 15일 보스니아의 모스타르에 있는 국제학교 유나이티드 월드칼리지 모스타르분교(UWCiM)에서 첫 수업을 받고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김군이 거주하고 있는 보스니아는 1992~95년 동족끼리 서로 죽이는 비극이 벌어져 인구의 약 3%인 11만명가량이 희생된 곳이다. 혹시나 이 사실을 알고 우리와 북한의 역사인 동족상잔의 아픔을 체험코자 일부러 그곳에 공부하러 간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대목이다.
 
2007년 김군은 유튜브에 "좋은 음식이 있어도 북한 인민에게 미안해 먹을 수가 없다"면서 "우리 인민이 굶주리는 것을 알고 있고, 그들을 돕기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지금도 북한에는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굶어죽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가 수없이 들리고 있다. 불과 4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런 인민들에게 정치에 관심없다는 한솔군의 이 한마디는 너무나 가혹하게 들릴 법하다.
 
밀려난 황태자이자 김군의 아버지인 김정남은 "내가 후계자가 되면 개혁·개방을 하겠다"고 발언해 김정일의 눈 밖에 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아버지의 뜻을 아들인 김군은 곰곰이 헤아려보길 바란다.
 
김군은 현재 밥 먹으러 갈 때도 기자들이 사진을 찍는 등 여러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너무 가혹한 상황인지도 모르지만 왜 여론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김군의 룸메이트는 리비아 출신으로 무아마르 카다피의 42년 철권통치를 종식시킨 시민혁명을 지지한다고 알려졌다. 세상의 충고가 부담스러우면 이러한 친구들의 조언에도 귀를 기울여볼 만하다.
 
한솔군의 학비는 기숙사 비용까지 포함해 연간 2만5000 유로(약 32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꼭 열심히 공부해서 북한 군 수뇌부처럼 배운 지식을 헛되이 쓰지 않길 희망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