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로 ‘투자 1번지’인 서울 강남권 매매수요가 경매로 돌아섰음을 나타내는 방증이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국민은행, 지지옥션 통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거래량은 9월 719건(계약일 기준)으로 전월 806건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도 18일 현재 241건으로 오는 31일까지 거래가 증가해도 지난달보다 늘어나긴 어려워 보인다.
강남3구의 매매가 변동률도 이달 10일 기준 2주간 -0.3% 하락했다. 이 같은 수치는 추석 이후 강남을 비롯한 서울지역 부동산시장이 더 나빠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52.89㎡는 올 초 10억9000만원에서 9월 9억8500만원으로 떨어져 거래가 됐다. 하지만 현재는 8억8500만원으로 시세가 더 떨어졌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2차 62.81㎡도 올 초 8억3500만원에 거래가 됐지만 현재는 7억9000만원대 시세가 형성돼 있다.
반대로 경매시장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거래량을 말해주는 낙찰률도 증가하고 있다.
이달 18일 경매시장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낙찰가율은 81.30%로 서울 비강남권 80.90%, 경기도 79.30%, 인천 75.30% 등 나머지 수도권 지역을 크게 웃돈다. 강남3구의 낙찰가율은 8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다.
감정가 9억2000만원으로 평가된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아파트 전용면적 84.8㎡는 지난 10일 무려 22명의 응찰자가 몰려 8억9500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 97%를 기록했다. 잠실동 우성아파트 96.7㎡도 15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감정가(8억4000만원)의 97%인 8억184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률도 마찬가지다. 7월 34.2%로 낮아졌던 낙찰률은 8월부터 41.5%, 9월 42.4%, 10월 현재 47.6%로 증가하고 있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나쁘지만 갈 곳 없는 투자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매시장으로 이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