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시장 환경과 맞물려서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17일 채정태 S&P 한국사무소 대표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제금융센터 주최로 열린 '한국 신용등급 전망 : 정부, 은행 및 기업'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미나의 첫번째 세션으로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의 한국 기관들의 신용등급 변화 동향과 글로벌 흐름을 비교해 설명했다.
채 대표는 "지난 2008년과 2009년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불거지고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등급 조정에 대한 우려가 많았던 시기"라며 "하지만 적어도 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등급은 당시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0년동안 전세계 기업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AA·AA·A·BBB 등 상위 네 등급의 변화율은 90%대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 대표는 한국에 대해 "지난 2010년 미국에서의 마케팅 성공 등에 힘입어 현대차 등 7개 기업의 등급이 상향조정됐고 은행도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를 딛고 지난해 전망이 상향조정되는 등 안정적으로 바뀌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극복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간 것이 등급으로 표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들어 포스코건설과 LG전자 등 2곳의 등급이 하향조정 된 데 반해 현대차 등 9곳의 전망이 상향조정됐다"며 "이러한 상황이 맞물리며 지금은 다소 중립적인 상황이지만 향후 미국이나 유럽의 시장 환경과 맞물려 한국의 상황도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채 대표는 "한국과 전 세계의 기업과 금융기관 신용등급 분포를 비교해보면 한국의 투기등급 비중이 매우 낮고 A등급에 집중된 현상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S&P에 따르면 투기등급은 'BB'등급과 'B'등급을 합한 것으로, 한국은 이 비중이 6.0%에 불과하다.
'A' 등급 비중은 60%로 정부투자기관과 공기업, 시중은행과 소수의 대기업 등이 이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신흥국은 투기등급 비중이 55.8%로 가장 높았으며 미국이 51.5%로 뒤를 이었다.
유럽과 기타 선진국은 21~24%로 나타났으며 이를 포함한 전 세계 투기등급 비중은 44.1%로 나타났다.
채 대표는 이와 관련해 "투기등급이 살생부처럼 여겨지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자기 등급에 맞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 속에서 기업의 발전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