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70년대이후세대 작품 어떨까 '붉은그림 벗고 감성적'

2011-10-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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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햇빛 쏟아지던 날들’展..中현대미술신진작가 8명, 회화 영상 설치등 40점 전시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건물 벽에 붙은 중국현대미술작가들의 '햇빛쏟아지는 날' 전 현수막. 작품은 천웨이의 사진이다.

(아주경제 박현주기자) 중국미술시장은 지난 10년간 폭발적 성장세다. 2000년 약 1300억 규모에서 세계경기가 호황이던 2006년 2조원, 지난해 약 9조원으로 미국 영국을 제치고 세계미술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중국현대미술은 팝아트 영향으로 중국 정치를 풍자한 '시니컬리얼리즘'으로 세계 유명컬렉터들의 주목을 받았다.
강렬한 원색과 잔혹한 현실을 비웃는듯한 우스꽝스럽고, 궐기하라는듯 '싸구려 벽보'같은 그림과, 무표정하거나 혹은 인공적인 웃음으로 만들어진 가면을 쓴 전위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작품은 서구 컬렉터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명 중국현대미술 4대천왕이라 불리는 위에민준, 왕광위, 장샤오강, 팡리준이 떠올랐고 뒤를 이어 쩡판즈, 펑정지에등 젊은 스타작가들도 탄생시켰다. 이들은 불과 지난 3~4년만에 100만달러 작가들로 뛰어올라 가난을 벗고 '부자 화가'로 등극했다.

문화혁명이후 예술이 금지됐지만 중국 현대미술이 서구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8년부터다. 이들 작가들은 감성이 예민한 유년시절 문화대혁명을 체험한 세대로 노골적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중국사회와 정치를 향한 비판적 감성을 숨기지 않았다. 덕분에 억압된 나라의 독특한 현대미술은 서구 컬렉터들의 환호를 받고 급성장 했다.

하지만, 이제 세월은 중국현대미술 '4대천왕'들도 수그러들게 하고 있다. '붉은색' 그림이 한풀 꺾이고 있다. 서구 컬렉터들은 다시 새로운 그림을 찾아나서고 이미 70년대 이후에 태어난 소위 '70년 이후 세대'(Post 70' chinese Artists)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문화대혁명을 겪고 억압과 가난속에 그림을 그린 선배세대들과는 달리 중국의 급속한 사회발전과 함께 성장한 중국현대미술 제3세대, 부유하는 세대로 불린다. 이들의 작품은 붉고 정치적인 선배들 그림과 달리 '중국 그림'을 벗어나고 있다.

급변하는 정치경제적 상황을 겪은 개혁세대로 오히려 가치관 혼란과 정체성 상실로 인한 개인적인 감정과 내면세계를 담아내고 있다.

중국작품 같지 않은, 그러면서도 어쩐지 중국냄새가 나는 '70년대 세대이후'의 작품을 만나볼수 있는 전시가 국내에서 열리고 있다. 

리칭은 공존과 대치, 혼합을 회화작업을 통해 드러낸다. 같은 그림속 틀린그림찾기 식이다.

◆갤러리현대 中 70년대 이후 작가 8명 그룹전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는 13일부터 중국 현대미술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새로운 젊은 세대를 소개하는 그룹전 '햇빛 쏟아지던 날들'을 열고 있다.

전시에는 천 웨이, 리 칭, 메이드인(MadeIn), 프로젝트 위드아웃 스페이스(Project without Space), 투 홍타오, 우 쥔용, 양 마오웬, 주 위 등 70년대에 이후 태어난 젊은 작가 8명의 작품 40여점이 출품됐다. 회화 설치 영상등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중국 현대미술이라는 소개가 없으면 중국작품으로 여길수 없을 정도로 세련되고 감각적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방한한 천웨이 리칭,샤오시옹, 리우딩,우쥔용,주위등 작가 6명을 전시장에서 만났다.

프라다 스니커즈를 신고 앳된 모습의 리칭(30)은 '틀린그림 찾기'로 유명하다. 언뜻 같은 이미지처럼 보이는 두 폭의 캔버스에 서로 다른 그림이 숨어 있어 관객이 틀린 그림 찾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재미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어두운 뭉게그림속 한쪽에 페덱스 운송기가 날고, 다른 한쪽 그림엔 전투기가 날고 있다. 또 이어진 작품에는 운송기와 전투기가 마치 데칼코마니기법으로 합쳐져 전투기인지 운송기인지 모를 정도다.

리칭은 "2007년 정치적인 보도사진을 엄숙한게 싫고 피부로는 와닿지 않아 유머스럽게 표현해보고자 시작했다"며 "모호함과 복잡성속에 유희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사진작가 천 웨이(31)의 작품은 회화로 착각할 만큼 감성적이다. 매끄러운 사진과 달리 잉크젯프린트로 작업해 몽환적인 방식으로 담아냈다. 소품과 구도를 철저하게 계산한 섬세한 미장센과 자신의 감정을 담아내 연극적인 면모가 돋보인다.

고문당하는 듯 두 다리가 줄에 매달린 채 촛농 같은 하얀 물질을 줄줄 흘려대는 의자에 대해 묻자 그는 "항조우에서 베이징으로 이사한 이후 어떤일을 할수 없을 때 나온 작품"이라며 "중국에서 초등학생들이 쓰는 의자인데 본래의 용도대로 쓰면 아름다운 의자지만 그 아름다운 이면에는 분명히 어두운 부분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고문당하는 듯한 생각을 가진게 민망할정도의 답이었다.

샤오시옹과 리우딩의 작품은 해석이 불가능할 정도의 추상화다. 이들의 둘이 같이 작업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까지 비디오로 담아 영상작업과 함께 선보인다.

샤오시옹은 "칸딘스키등 거장들의 작업들을 여러겹으로 겹쳐서 그린 회화"라며 "한 화가만 차용하지 않았고 미술의 가치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 영상도 꼭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려지는 과정과 그리는 이유와 그리는 장면을 볼수 있다. 이들은 "예술은 주어진 시간안에 창조해나가는 건축"이라고 말했다.

"그냥 돌을 그렸다"고 하지만 웬지 사리로 보이는 주위의 작품은 서양식 극사실적 묘사법으로 그렸지만  특유의 동양적 사고를 드러낸다.

1층 전시장입구 유리갤러리에는 온갖 캐릭터잡동사니가 가득한 창작그룹 '메이드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개방 이후 중국사회를 강타한 자본주의의 무차별한 침투 현상을 다양한 공산품과 사람 이미지로 제작했다.

도형태 대표는 "중국 현대미술과 호흡하며 관람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전시 공간을 꾸몄다"며 "중국 젊은 작가들과 작품을 통해 변화하는 중국현대미술과 소통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10일까지. (02)734-6111.
주위의 조약돌. 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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