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24·SK텔레콤)이 이번에는 세계랭킹 1위 청야니(22·대만)의 벽을 넘어섰다. 1주전 한국에서 열린 LPGA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1타차로 2위에 그친 아픔을 깨끗이 씻었다. 청야니가 그에게 해준 것처럼 그도 청야니를 1타차 2위로 물리쳤다.
최나연은 1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GC(파71)에서 열린 미LPGA투어 ‘사임 다비 LPGA말레이시아’(총상금 190만달러) 최종일 더블보기를 하고도 4라운드합계 15언더파 269타(66·68·69·68)를 기록, 6타를 줄이며 추격해온 청야니를 연장 일보전에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2008년 미국 무대에 뛰어든 최나연은 1년전 LPGA하나은행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투어통산 5승째를 거뒀다.
특히 지난 7월 유소연(21·한화)의 US여자오픈 우승으로 통산 99승을 올린 뒤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한국여자골프군단은 최나연의 우승으로 마침내 100승을 채웠다. 구옥희(55)가 1998년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우승한 이후 23년만에 이룬 금자탑이다.
3라운드까지 청야니에게 4타 앞선 단독선두였던 최나연은 최종일 2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청야니의 추격을 허용했다. 청야니도 그 홀에서 보기를 했으나 16번홀까지 버디 7개를 몰아잡으며 최나연과 엎치락뒤치락했다. 이날만 6타를 줄인 청야니가 14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1주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듯 했다. 그러나 최나연은 침착했다. 파3홀인 15,17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고 1타차 선두에 나선 후 마지막 72번째홀을 침착하게 파로 마무리하며 자신의 시즌 첫 승에 입맞춤했다. 올해 세이프웨이클래식과 LPGA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두 번이나 2위를 한 아쉬움을 털어낸 통쾌한 우승이었다.
지난주 스코어 카드 오기(誤記)로 실격당했던 박세리(34·KDB산은금융그룹)는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4위를 차지했다. 신지애(23·미래에셋)는 5언더파 279타로 공동 13위, ‘주부 골퍼’ 김미현(34·KT)은 이븐파 284타로 공동 26위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