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가 가장 많이 몰린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공공건물에 방화하는 등 일부 과격시위로 변질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지역에서는 평화적 시위가 이루어졌다.
시위 주최 측은 이날 82개국의 약 1500개 도시에서 유사한 시위가 개최됐다고 밝혔다.
반월가 시위는 시간대가 가장 빠른 아시아권에서 먼저 시작됐다. 일본 도쿄 도심의 부유층 거주 지역인 롯폰기와 히비야 공원에서는 정오부터 100여명씩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빈부격차의 시정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빈부격차는 인간의 긍지를 파괴한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면서 “격차가 벌어지면 범죄 등의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며 생활보호자가 증가해 재정을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주 시드니에선 오후 2시부터 호주중앙은행(RBA) 앞 광장에 1000여 명의 시민이 집결했다. 우리나라 서울과 대만 타이베이, 홍콩, 뉴질랜드 등에서도 자본주의의 불평등에 항의하는 ‘월가 점령’ 시위가 진행됐다.
서울 집회는 빗속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금융소비자협회와 금융소비자권리찾기연석회의, 투기자본감시센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여의도를 점령하라’ 시위가 개최됐다.
아시아권에 이어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도 동시다발 시위가 열렸다. 유럽 지역은 재정위기가 심한 탓인지 시위 규모도 컸으며 시위양상도 격렬했다.
수만명이 거리로 나선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국방부 청사 별관과 도로변에 세워진 차량에 불을 지르거나 은행 점포의 유리창을 파손하는 등 과격한 양상을 띠었다.
수도 베를린에서도 4만여명이, 영국 런던에서는 5000여명의 시위대가 ‘런던 증권거래소(LSX)를 점령하라’ 시위에 참여했다. 유럽연합(EU) 수도 격인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6000여명이 모여 ‘진짜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스페인 마드리드와 포르투갈 리스본, 오스트리아 빈, 스위스 취리히와 제네바, 그리스 아테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 등에서도 유사한 시위가 벌어졌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 더반, 케이프타운 등지에서도 동조시위가 열렸다.
미주지역에서는 캐나다와 브라질 등 미국 이외 국가에서도 동조시위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