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등 일부 분야에서 피해가 예상되고 FTA 관련법도 14개 가까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어 비준까지는 난항이 예상되지만, FTA 비준이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로 인한 국내 실물경제 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유력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무역협회 전망에 따르면 오는 12월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9번째로 '교역 1조달러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수출 4674억 달러, 수입 4257억 달러로 총 417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교역규모를 달성, 1조 달러 시대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의 여파로 국내 실물경제 침체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유럽을 포함한 선진국의 경기침체로 대외수출시장 여건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미국 정부와 의회의 합의로 부채한도는 2조1000억 달러 증액하고 향후 10년간 2조5000억 달러의 정부 지출을 줄이도록 돼 있어 미국 경제에도 먹구름이 가득하다.
경제 부진으로 매년 늘어나던 미국 정부의 씀씀이가 줄어들면서 우리 수출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위축된 해외 수출시장을 쟁탈하기 위한 수출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미 FTA 비준이야말로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3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금융연구원 등 8개 국책연구기관이 발표한 '한·미 FTA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FTA 비준으로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5.6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분야별로는 자동차부품과 섬유, 전기전자가 수혜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업계 등 국내 수출업체들은 FTA 법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자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히며 수출 증대의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미국의 2.5∼25% 관세가 FTA 발효 5년 뒤 완전히 철폐되면 일본, 유럽연합(EU)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경쟁국에 비해 한국이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보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한·미 FTA 비준을 전제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예고한 바 있다.
해외에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한·미 FTA가 발효하면 한·일간 대미 무역경쟁에서 자국 기업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후지TV는 "(한·미 FTA로) 앞으로 한·미간 무역이 활발해지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가할지 판단하지 못한 일본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보다 불리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