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등에 따르면 오는 15일 금융자본의 탐욕과 소득 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과 유럽은 물론, 대만과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12일 대만 네티즌들이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15일 오전 타이베이 101층 빌딩 앞에서‘타이베이를 점령하라(Occupy Taipei)’ 시위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에는 수백명이 온라인 등을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주도자 중 한 명인 킴바 베튼은“대만 경제가 미국이나 그리스처럼 나쁜 상황은 아니지만 이곳에도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서 “최대한 평화적이면서 그룹 토론 위주의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 사회단체인 반빈곤연맹도 오는 16~20일 입법원(국회) 앞에서 두 차례로 나눠 44시간 단식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44시간 단식은 대만 노동자들의 임금 총액이 국내총생산(GDP)의 44%에 불과하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연맹 측은 설명했다. 이 비율은 1990년대 말 51%이던 것이 10여년 사이 7%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연맹은 정치권이 사회적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금융권에 대한 성토가 날로 거세지고 있는 유럽에서도 오는 15일 反금융자본 시위가 예고돼 있다.
오는 15일 유럽연합(EU)의 수도인 브뤼셀에서는 유럽 각국에서 몰려온 수만명이 사람들이 금융권의 탐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콜롬비아 출신으로 벨기에에 거주하는 화가 올랜도(28) 씨는“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하기 위해 모였다. 누구나 함께 토론해 세상을 바꾸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브뤼셀 시민들에게 잘못된 현실을 알리고 이를 바꾸는 일에 동참을 호소할 것이며,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에도 우리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그리스와 스페인에서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며 시작된 유럽의 시위는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며 연일 10만 명이 참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수도 런던에서도 15일 수천명의 군중들이 참가한 가운데 금융권의 과도한 탐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다.
시위를 조직한 단체인 ‘런던증권거래소를 점령하라(OccupyLSX)’는 12일“런던 금융가에서 평화로운 점거 시위를 할 예정”이라며 페이스북을 통해 3500여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OccupyLSX의 지지자인 카이 와갈라는 이번 시위에 대해 “영국에서 점점 늘어가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반대하는 시민의 자발적 움직임”이라며 "탐욕과 부패에 맞서고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우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금융소비자단체들이 금융 공공성 회복과 금융독립과 관련해 금융권의 반성을 촉구하는 시위를 오는 15일 여의도에서 벌인다.
지난 11일 금융소비자권리찾기연석회의와 금융소비자협회,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오는 15일 오후 2시부터‘한국판 월스트리트 점거 투쟁-탐욕스런 금융자본을 공격하라’는 주제로 공동 시위를 한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단체들은 금융자본의 금융기관 사유화등을 통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위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뉴욕의 反월가 시위대는 11일(현지시간) 맨해튼 중부 지역에 있는 억만장자들의 집 앞으로 항의 행진을 벌이며, 자본주의의 모순과 소득 불평등에 항의했다.
수백명의 시위대는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시위 거점인 맨해튼 남부 주코티 공원을 벗어나 부호 지역으로 행진을 벌였다.
이 지역에는 뉴스 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인 루퍼트 머독과 JP모건 체이스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 거대 에너지기업인 코크 인더스트리의 데이비드 코크 부회장 등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부자들이여, 공평하게 지불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뉴욕주(州)의 `부유세‘(millionaire’s tax) 폐지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유세는 뉴욕주의 상위 소득계층 2%를 대상으로 하는 세금으로 오는 12월에 폐지될 예정이다.
시위대는 명품 가게들이 즐비한 5번가, 59 스트리트에서 시작해 어퍼 이스트 사이드까지 행진했다.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