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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첫 공개되는 10m 길이의 '동가반차도'(부분).작자미상.비단에 채색,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가을 화랑가에 '조선시대 화원들'의 바람이 불고 있다.
조선시대 초상화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초상화의 비밀’전에 이어 오는 13일부터 삼성미술관 리움이 조선시대 화원들을 본격적으로 조명한 '조선화원대전'을 개최한다. 이어 16일에는 매년 봄ㆍ가을에만 문을 여는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가을 정기전으로 조선시대 풍속화와 인물화의 변천을 살펴보는 ‘풍속인물화대전’을 연다.
조선시대 최고 예술가집단이었던 화원화가들의 정체성을 부각하는 이번 전시는 화성능행도(보물 1430호), 김홍도의 군선도(국보 139호)등 국보급을 포함, 장승업의 '영모도 대련'등 국내외에 산재되어 있는 화원화가의 대표작 110여점이 출품됐다.
특히 이번 전시에 10m 길이 '동가반차도'(19세기후반·작자미상)가 공개돼 주목되고 있다. 전시를 시작하는 이 작품은 마치 왕의 행렬을 따라가는 것처럼 연출했다. 또한 진품과 함께 컴퓨터 화면으로 확대해 볼수도 있어 왕실의 위용과 화원들의 필력을 동시에 느껴볼수 있게 했다.
화원은 국가에 소속된 전통시대 직업화가다. 화원들은 궁중에 근무하면서 왕실에서 쓰이는 각종 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참여하여 왕실의 권위와 통치 이념을 시각화하는 한편, 당대의 여러 화가, 후원자들과 교류하며 가장 속된 그림부터 문인들의 전유물이라 여겼던 관념사순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제작했다.
하지만 당대 최고 화가로 부와 명예를 가졌지만 화원들은 양반이 아니라는 이유로 몇몇 대가들을 제외하고는 문인화에 비해 제대로 조명되거나 평가받지 못했다.
이 전시는 화원화가들의 공과사의 영역에 남긴 활동상을 왕실과 조선화단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화원들의 필력을 바탕으로 조선 화단에서 이루어낸 업적을 대표작 중심으로 살펴볼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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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 조선화원대전에 선보이는 국보 139호 김홍도의 군선도(1776년.부분) |
당시나 지금이나 유명세를 얻고 있는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뿐만 아니라 이들의 빛에 가렸지만 한 분야에서 유난히 뛰어난 재주를 보이는 인물들의 작품들도 만나볼수 있다.
인물화와 신선그림이 특히 뛰어났던 연담 김명국(1600~1662년) , 허주 이징(1581~1645)은 산수에 일가견이 있었다. 조선 후기에는 변상벽은 별명이 '변고양이' 일정도로 살아있는 고양이 털처럼 세밀한 묘사가 탁월했다. 또 이명기는 조선 최고의 초상화가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김홍도 신윤복 김득신의 풍속화, 장승업의 화조화등도 당대 최고의 명성을 얻었다. 화원들은 조선의 화단을 선두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낸 선구자들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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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그림이 탁월해 별병이 '변고양이'었던 변상벽의 묘작도. |
리움은 6년만에 고미술 기획전을 개최하면서 관람객들이 놀라움과 즐거움을 즐길수 있도록 입체적이고 생동감있게 전시장을 연출했다.
홍라영 리움 총괄부관장은 "이번 전시는 기존의 작가별 연대기적 구성에서 벗어나 화원화가들의 업적을 집중 조명했다"면서 "디지털 장비의 활용으로 입체감있는 작품배치등으로 눈으로만 보는 전시가 아닌 오감으로 체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화원대전'은 국내 조선회화사 권위자들이 대거 참여 집필한 전시 도록을 비롯, 도화서 체험 프로그램, 청소년과 중고등학교 교사를 위한 '틴즈 워크북;과 교사 초청행사등을 마련, 다양한 각도에서 이번 전시를 이해하고 감상할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2013년 1월 29일까지. 관람료 일반 7000원, 초중고생 4000원. (02)2014-6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