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증시‘고빈도 매매’ 규제한다...11월 G20 칸느 정상회담 의제 채택 가능성

2011-10-1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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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국내증시에서도 논란이 됐던 ‘고빈도매매’(HFT)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빈도 매매는 고성능 컴퓨터 등을 이용해 1초 사이에 수차례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서 증권사들이 스캘퍼(초단타매매로 차익을 내는 투자자)에게 전용선을 제공해 특혜 논란이 일었었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국제증권관리위원회(IOSC)는 오는 14~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고빈도 매매와 관련한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3~4일 프랑스 칸느에서 열릴 G20정상회담의 정식 의제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IOSC측의 이번 제안은 최근 유럽발 금융위기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증시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IOSC측은“발달된 IT기술이 시장에서 남용되는 것을 경고할 필요가 있다”며 권고안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권고안에는 대량으로 주식 매입후 이를 취소하는 행위, 스캘퍼에 대한 처벌과 거래 취소 전 주문 내용을 공개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는 권고안이 제출되면 이를 금융기관지침(FID) 개정안에 반영해 20일 공표할 예정이다.

EU집행위원회는 앞서 모든 금융거래에 세금을 매기는 금융거래세 도입을 제안하는 등 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금융거래 행위에 대한 조치 강화를 강구해 왔다.

미국은 앞서 시장변동성을 키우는 거래행위에 대한 감시 수위를 높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플래시 크래시’ 발생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점검 시스템을 지난해 도입한 바 있다. 플래시 크래시란 주가가 단기급등락하는 현상이다. 지난해 5월 6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몇분만에 700포인트 빠졌다가 갑자기 반등하는 플래시 크래시가 발생한 이후 나온 조치다.

또 SEC는 지난 7월 지난 2년간 시장을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고빈도매매를 포함해 거래량이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더 많은 거래정보를 제출토록 하는 규정을 승인했다.

캐나다도 이런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캐나다 규제당국은 거래 규모가 많은 투자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고빈도매매 제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빈도매매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같이 존재한다”며 “무조건 제한할 것이 아니라 역기능을 제한하되 순기능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미국 증권거래위 이코노미스트 해리스 USC교수도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국제콘퍼런스에 참여해 “초단타매매 투자자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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