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겸재, 어초문답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매년 봄ㆍ가을에만 문을 여는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가을 정기전으로 오는 16일부터 조선시대 풍속화와 인물화의 변천을 살펴보는 '풍속인물화대전’을 마련했다.
안견(1418-?)에서부터 단원 김홍도, 탄은 이정,겸재 정선,혜원 신윤복,현재 심사성,공제 윤두서,조영석,최북,김득신, 이당 김은호(1892-1979)에 이르기까지 조선왕조가 배출한 52명의 명작 10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조선 문화의 전성기는 겸재 정선(1676~1759)에 이르러 다져졌다. 나무꾼이 땔감을 운반할 때 사용했던 지게가 그림에 등장한 것도 겸재의 ‘어초문답(漁樵問答)’이 처음이었다. 중국 북송시대 도학자 소강절(邵康節)이 지은 책 제목을 차용한 작품이다. 하지만 중국 그림을 베낀 것이 아니라 조선 사람 얼굴을 한 나무꾼이 나뭇짐을 한짐 다 해놓고 한가로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장면이다. 겸재의 작품 속 인물들은 소박한 조선의 옷을 입고 당시 백성들의 삶을 담백하게 보여준다.
겸재의 뒤를 이은 관아재 조영석(1686~1761)은 풍속화의 기틀을 다졌다. 이들 사대부 화가들에 의해 시작된 풍속화가 단원 김홍도(1745~1806), 긍재 김득신(1754~1822), 혜원 신윤복(1758~?) 등 화원 화가로까지 확산되면서 조선의 풍속화풍은 절정에 이르렀다.
조선 풍속화의 백미로 꼽히는 ‘혜원전신첩’과 ‘미인도’.‘혜원전신첩’도 나온다. 혜원전신첩은 국보 제135호로 당시 한양의 풍류를 읽을 수 있는 풍속화 30점을 모은 화첩이다. 당시 사대부 젊은자제들의 풍류문화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연소답청’ ‘월야밀회’ ‘월하정인’ ‘춘색만원’'주유청강' 등 15점을 보여준다.
단원 김홍도는 소를 타고 나뭇짐을 지고 가는 순박한 시골 소년의 모습을 묘사한 ‘기우부신(騎牛負薪)’이나 어느 봄날 젊은 선비가 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를 감상하는 ‘마상청앵(馬上聽鶯)’ 등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전해준다. 전시는 30일까지. 관람료 무료. (02)762-0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