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글로벌 재정위기에 따른 무역환경이 급랭하고 있는 데다 오는 13일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방문 일정에 앞서 미국내 FTA 비준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내 비준절차도 가속도를 낼 공산이 커졌다. 우리측은 현재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비준안이 상정돼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14억 달러 흑자를 이어가긴 했지만, 8월부터 규모가 큰폭으로 축소되는 등 국내 성장을 견인해 온 수출에도 적신호가 커진만큼 한미 FTA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별도의 서한을 통해 한미 FTA가 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이라며, 한미 FTA를 통과시키지 못할 경우 중국·일본에 뒤져있는 한국 내 미국 상품 점유율을 더욱 하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이행법안 제출은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간의 긴밀한 물밑 사전조율을 거쳐 이뤄진 것으로 돌출 변수가 없는 한 오는 13일로 예정된 백악관 한미정상회담 이전 미 의회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의회 일정 등의 이유로 13일을 넘기더라도 정상회담 직후에는 미 의회 통과 절차가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 FTA는 미국 입장에서는 지난 1994년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17년 만에 발효를 앞두게 된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이다.
우리측 역시 유럽발 리스크가 첨예화되면서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는 14억3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작년 동월(44억1000만 달러)에 비해 29억7000만 달러 가량 감소했다. 8월(4억8000만 달러)에 비해서는 약 9억 달러 증가하긴 했지만 갈수록 무역환경은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를 넘길 경우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 등 굵직굵직한 선거가 잇따르게 되는 등 정치적 공방이 첨예화될 수 있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대외환경 악화와 기저 효과로 4분기 이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흑자 규모가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FTA 비준은 국내 무역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