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선진 농업, 그 현장을 가다 -4

2011-10-0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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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지급 요건 엄격해지는 ‘프랑스’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농업)보조금이 매년 9%씩이나 줄어 들어요.”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 서쪽으로 200㎞쯤 달리면 노르망디 뗄리에르르 플레시 지역이 나온다. 사과 농장을 경영하는 구엘로 이마뉴엘 씨(43세)는 점점 줄어드는 보조금에 수심이 가득하다.

이마뉴엘 씨는 현재 이 지역에서 50㏊ 규모의 사과 농장, 35ha 규모의 곡물 농장, 65ha 규모의 초지를 경영하고 있다. 소 60마리와 송아지 40마리도 사육한다. 1년 매출액은 25만 유로(약 3억9581만원) 정도다.

구엘로 이마뉴엘 씨가 경영하는 노르망디 뗄리에르르 플레시 지역에 있는 사과농장.
농가별 평균 경지면적이 겨우 1.5ha인 우리나라에 비하면 부농이라 할 수 있지만, 매년 줄어드는 농업 보조금과 엄격해지는 지급 요건은 이마뉴엘 씨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올해 이마뉴엘 씨가 받는 보조금은 4만5000유로(약 7125만원)다.

문제는 이 농업 보조금이 앞으로 갈수록 점점 줄어드는 것만 아니라 지급요건마저 엄격해진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농업 보조금을 그 나라 정부 예산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EU 예산으로 지급한다.

구엘로 이마뉴엘 씨가 경영하는 노르망디 뗄리에르르 플레시 지역에 있는 사과농장.
올해 EU 농업 비용과 직접 지원 예산은 429억 유로(약 67조9210억원)로 지난해보다 2.1% 줄었다.

농업 보조금 지급도 무조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농업 보조금을 지급받으려면 ▲농가당 농지 0.3ha 이상 ▲환경, 식품안전, 동물복지 관련 각종 규정 준수 ▲환경·위생·경작 작업일지 기록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협동조합의 도움은 이마뉴엘 씨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마뉴엘 씨는 수확기에는 영농기계조합 '뀌마'를 통해 인력과 기계를 지원받아 비싼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있다.

이마뉴엘 씨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이마뉴엘 씨와 그의 부인, 처제 3명이다. 처제는 월급을 받고 일한다.

이마뉴엘 씨에게 노르망디 브레따뉴 조합은 사과 판매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프랑스 노르망디 뗄리에르르 플레시 사과농장주 구엘로 이마뉴엘씨.
노르망디 브레따뉴 조합은 농가들이 출하한 농산물의 유통과 판매를 책임지고 포장 업무도 담당한다. 가격도 노르망디 브레따뉴 조합이 정한다.

농장주는 생산된 농산물을 조합에 갖다 주기만 하면 된다.

이에 대한 대가로 농가는 노르망디 브레따뉴 조합에 총매출의 0.05%를 수수료로 낸다.

이마뉴엘 씨는 “대형 유통업체의 장악력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출하와 판매를 위해 농민들도 조직이 필요하다”며 “조합에 가입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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