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회장은 이날 명동 본사에서 열린 창립 3주년 기념사를 통해 “여러 혁신적인 방안들을 추진했지만 완벽한 모습으로 변신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투입 인건비 대비 총 영업이익의 배수(HR ROI)는 4대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며 1인당 당기순이익도 경쟁사에 비하면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며 “적극적인 영업수익의 창출 노력과 최대한의 비용 절감 등 체질 개선을 위한 변화와 혁신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핵심 전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 회장은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KB금융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캐피탈, 저축은행 업무 등 소비자금융 분야에서도 기회가 되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금융지주 인수전 참여, 동양생명 인수 등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인수합병(M&A)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해외진출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아시아 등 신흥 전략시장에 대한 전진기지 구축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접근해 최종적으로 현지 은행을 인수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글로벌 수준의 인력 육성과 해외에 이전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어 회장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창조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기가 불확실하고 규제가 강화되는 현 시점에서 금융회사들은 더욱 치열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시장의 경계를 주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선제적 시장 창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금융 선도, 유스 고객 확보, 노년층 특화 상품 출시, 중소기업 육성 프로그램, 전문 기업금융 시장 진출 등에 주력하겠다고 소개했다.
KB금융은 4대 금융지주회사 중 가장 늦게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경영진의 잇단 사퇴 등 내홍을 겪으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또 지나치게 비대해진 조직 때문에 리딩뱅크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KB금융은 지난해 어윤대 회장이 취임하면서 재도약을 발판을 마련했다.
올 상반기에만 1조6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됐으며 ‘보수적’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젊은 조직으로 거듭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