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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국정감사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마약탐지견에 대한 처우가 매우 열악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은퇴한 마약탐지견 66마리 중 18마리가 수의대 동물병원으로 보내져 동물실험용으로 사용됐다.
또 이들 중 일부는 군견훈련소나 경찰특공대 등으로 보내지거나 동물보호단체 등에 무상증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통상 군견의 경우 은퇴해도 해당 부대에 남아 경계보조견으로 남거나, 특별한 공적이 있는 일부 군견이 국가훈장 수여와 함께 묘지와 비석이 세워지는 것에 비하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처우다.
2007년 이후 약 5년동안 마약탐지견이 적발한 마약은 무려 5kg(약 22억8700만원 상당)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8월까지 적발한 마약만도 2kg이 훨씬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뛰어난 활약에도 관세청은 그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사회 안전과 국민건강 위해물품의 반입을 완벽하게 차단한 마약탐지견에 대해 이제는 토사구팽(兎死狗烹) 교훈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러니한 일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관세청이 지난 2009년 3월 상표등록과 함께 관세청 마스코트로 정한 ‘탐마루’와 ‘탐아라’는 관세국경을 수호하는 탐지견을 모델로 한 것이다.
지금 ‘탐마루’와 ‘탐아라’는 관세청의 마스코트로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 만큼 관세청과 마약탐지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즉 반려(伴侶)관계라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데도 관세청은 부처를 상징하는 마스코트(탐지견)를 이미 지난 2007년부터 줄곧 동물실험용으로 사용(?)해 왔다. 이는 다시 말하면 2011년 현재 ‘관세청의 마스코트는 동물실험용’이라는 것과 같은 의미다.
아무리 말 못하는 동물이더라도 자신과 함께 해 온 주인을 저버리는 동물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하물며 초일류 관세행정을 지향한다는 관세청이 관세국경을 수호해 온 탐지견에 대해 토사구팽(兎死狗烹)을 앞장서서 실천한다(?). 결코, 안될 일이다.
이제는 관세청의 마스코트인 마약탐지견이 더는 동물실험용으로 전락하지 않고, 가끔은 국가훈장 수여와 함께 묘지와 비석이 있는 이름으로 국민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