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MF, 유럽 엑소더스 가속화

2011-09-2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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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포저 규모 2006년 하반기 이후 최소<br/>佛 은행권 이탈 두드러져…만기 단축도<br/>호주·캐나다·북유럽 익스포저 10%↑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유럽 은행들의 돈줄이었던 미국 머니마켓펀드(MMF)들의 탈유럽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유럽 은행권에 대한 미국 대형 MMF들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가 2006년 이후 최소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탈리아 대형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하는 등 은행권 위기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은행간 초단기 금리인 이오니아와 역시 유로존 은행간 금리인 유리보 3개월물의 차이(스프레드)는 역내 은행들의 신용리스크를 반영하는데, 이 수치는 이날 85베이시스포인트(bp·100bp는 1%포인트)로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피치는 지난달 말 현재 미국 10대 MMF가 유럽 은행에 내준 단기자금은 전체 자산의 42.1%인 2846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피치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6년 하반기 이후 최소치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때보다 적은 것이다.

지난 6월 말 이후 이들 10대 MMF는 유럽에 대한 익스포저 규모를 550억 달러 이상 줄였다.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자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3개월짜리 자금을 무제한 공급하고 있다.

한스 피터 로렌젠 씨티그룹 투자전략가는 "은행들이 날마다 무너져 내린 2008년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상황은 아직 아니지만, 유럽 금융권을 억누르는 스트레스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은행들이 ECB에 자금조달을 타진하고 있는지 알면 놀랄 것"이라며 "은행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당장 지불해야 할 웃돈보다 잠재적인 낙인효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럽 은행들에 대한 불신은 이미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은행권이 달러화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우려는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피치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MMF들의 프랑스 은행권에 대한 익스포저 규모는 2009년 전체 자산의 16.4%로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달 말 11.2%로 급감했다.

MMF들은 대출 만기 역시 대폭 줄였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프랑스 은행권에 투입된 MMF 자금 가운데 3분의 1의 만기가 일주일 이하로 비중이 지난 6월 말에 비해 4배나 늘었다.

유럽에서 자금을 뺀 MMF들은 호주나 캐나다, 북유럽 등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지역 은행권에 유입된 MMF 자금은 지난 7월 말 이후 10%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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