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80원선 위협..'1200원' 가능성도

2011-09-2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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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방영덕 기자) 유럽의 재정위기 지속 우려와 미국의 경기부양책 실망감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서울 외환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22일 원·달러 환율이 1180원을 위협하면 급등한 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위기와 선진국들의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자 역외에서 달러를 찾는 손길이 바빠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가 고조되면 단기에 달러당 1200원대 진입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10월초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이 확정되면 환율은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진단했다.

◆ FOMC 경기부양책 실망감이 환율 급등 촉발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29.9원 오른 1179.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9월 2일 1180.5원 이후 1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나흘째 급등세를 이어갔으며 이번 주에만 무려 60원 이상 올랐다.

이날 환율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대한 실망감과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및 이탈리아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소식으로 단숨에 1170원선을 뚫으며 출발했다.

이어 장중 1180원을 짚는 등 거침없이 오름세를 지속하다 당국의 매도 개입으로 간신히 1180원을 밑돌며 마감했다.

이처럼 환율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은 미국이 추가 경기부양책으로 내놓은 장기국채 매입 금액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세계 경제에 하향 위험이 있다는 미 연준의 경고, 미국과 이탈리아 은행 10곳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도 불안감을 키웠다.
 
◆ 1200원선도 불안, 그리스 문제가 변수

시장에서는 유로존 위기 문제가 단시간에 해결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국내 외환시장도 큰 변동성을 보이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펀더멘털보다는 유럽과 미국 등 대외 불안요인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어 환율 상승(완화 약세)이 가팔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환당국은 지난 19일부터 구두개입 및 대규모 달러 공급을 통해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시장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국가부도(디폴트) 얘기가 나올 때마다 환율이 1200원선을 위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문제가 가닥을 잡아갈 연말에는 완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의 외환시장 불안은 리먼 사태 때보다 강도는 작지만 불확실성 측면에서는 그만큼 국제 사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단도 적어 결코 그 때보다 충격이 낮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10월 초 그리스에 대한 6차 구제금융이 확정되고 이르면 이번 주에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가시적인 조치를 발표하게 될 경우 환율은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주요 경제지표들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금융불안의 실물경제 전이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로서는 당장 무역수지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연일 급등하는 환율 탓에 물가 관리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달러화 강세에 따라 원화값이 하락하면서 수입물가가 오르면 이는 곧바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의 환율 급등세로 다음달 소비자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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