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방송된 MBC 'PD수첩-조용기 목사, 나는 아간이 아니다' 편에서는 조 목사와 그의 가족에 대한 세 가지 의혹 △미국 법인 베데스다대학에 쓰인 자금 행방 △한세빌딩 건축에 쓰인 자금 △5만 성도가 모은 국민일보 평생 독자 기금 등이 어떤 형태로 사용됐는지에 대한 의문점들을 하나하나씩 짚어나갔다.
이는 지난해부터 조 목사의 장남 조희준씨 측의 고발을 시작으로 가족들과의 고소, 고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PD수첩은 차남인 국민일보 사장 조민제씨 측에서 작성한 문건을 입수했다. 여기에는 조 목사의 부인 김성혜 총장의 외환 거래법 위반 및 국내외 차명 부동산 소유 현황을 공개하고 이른바 '최후 통첩문'에 대한 답변이 없을 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날 PD수첩은 첫 번째 의혹인 베데스다대학에 대해 먼저 언급했다. 미국 LA에 위치한 베데스다대학교는 1976년 조용기 목사가 설립한 신학대학으로 본교 건물 및 학생들의 기숙사 콘도를 포함해 현재 부동산 매입 가격 기준 2,000만 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220억이 넘는다.
외국환 거래법 18조에 의하면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만약 신고하지 않으면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된다.
이로써 실제 개인 명의로 구입해 베데스다대학교에 증여한 것까지 합치면 이 대학교의 부동산 가치는 3,00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어 PD수첩은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한 요양병원, 현재 김성혜씨가 총장으로 있는 한세대 소유 건물인 한세빌딩의 건축 과정을 지적했다.
1999년 김성혜씨는 교회 헌금으로 건물을 지은 뒤 한세대에 비싼 가격으로 매각했다. 건물 신축비용으로 총 53억 원이 계상돼 있었지만, 2001년 교육부 감사에서 드러난 건물 평가액은 35억 정도였다.
또 한세대로 들어가야 할 건물 임대료 등 일부가 김 총장 개인에게 들어간 정황도 드러났다. 1999년 8월부터 매일 현금 280만 원씩 약 5900여만 원을 수령한 것. 국민일보 노조는 지난 4월 김성혜 한세대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방송은 조용기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랑과행복나눔'은 2008년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이 신도들의 헌금 500억 원으로 은퇴한 조 목사가 '제2기 사역'을 할 수 있게 설립한 비영리 공익법인다.
하지만, 지난 1년 사이 가족들이 재단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순복음교회 일부 장로들과 분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사랑과행복나눔'은 '영산조용기자선재단'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대표 사무국장으로는 장남 조희준씨가 이사에는 아내 김성혜씨가 선임됐다.
앞서 지난 7월 교회 원로 장로들은 조 목사 가족들에게 재단 내 주요 직책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였다. 이에 조 목사는 지난 7월 31일 "그 기금 500억 원은 내 돈도 교회 돈도 아닌 재단 돈이다. 아무도 돈에 손을 못 댄다"고 밝히면서 교회 돈을 빼 먹는다는 일부 여론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조 목사는 "절대로 내가 '아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분께 증명해 드리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9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일부 장로 29명이 조용기 목사와 조 목사의 장남인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고발과 관련, 조 목사 측은 20일 "조 목사는 교회 헌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적이 없다"고 일축하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PD수첩'의 방영을 앞두고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는 지난 14일 서울남부지법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교회는 사적인 단체이고 문제가 있더라도 교회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였지만, 법원의 기각으로 방송은 20일 밤 11시 15분에 예정대로 정상 방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