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브라질이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브릭스 국가들과 함께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지원을 위한 수백억 달러 규모의 새 기금 조성을 국제통화기금(IMF)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익명의 브라질 정부 관리를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관리는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이 오는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같은 제안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IMF나 채권시장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브라질이 유로존에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은 100억 달러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는 유럽 재정불량국들의 채무를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 외환보유액이 많은 국가들이 가세하면 시장의 우려를 상당 부분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도 이날 회견에서 '조건'이 맞는다면 외환보유액 규모가 큰 국가들이 공조해 유로존 재정불량국들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 관리는 "IMF에 기금을 더 출연하는 것이 브릭스가 유럽을 도울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방법"이라며 "IMF는 브릭스의 공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 더 안전한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IMF를 통하면 리스크를 최소화해 쿠드린 장관이 언급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로이터는 만테가 장관이 일찍이 브릭스 국가들에 유로존 국채를 공동 매입하자고 제안했지만,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일부 국가의 저항에 부딪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음을 상기시켰다. 이어 브릭스가 IMF 기금을 늘릴 수 있는 매개체로 위기 기금인 신차입협정(NAB)을 활용할 가능성을 점치고, NAB의 현재 가용액은 5910억 달러라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는 이날 브라질 매체인 발로이코노미코를 인용, 브릭스 국가들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해 이미 유로존 재정불량국들의 국채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토프 프랑켈 EFSF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부 브릭스 국가들이 우리 채권에 투자해 매우 기쁘다"며 "이는 우리의 투자자 기반을 다양화하는 데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발로이코노미코는 아울러 브릭스의 중앙은행 총재들이 이미 여러 차례 EFSF와 화상회의를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