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펀드에 자금이 몰릴수록 수익률은 되레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화될수록 자산운용 유연성 위축으로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덮어놓고 돈이 몰리는 인기 펀드로 갈아타기보다는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는지 살필 것을 증권가는 조언했다.
1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올해 들어 10조5651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23.38%에 해당하는 2조4701억원이 설정액 상위 4개 펀드에 몰렸다.
국내주식형펀드 가운데 설정액 1조4985억원으로 가장 많은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투자신탁 1-B'는 올해 들어 5일까지 10.77% 손실을 기록했다.
1조3182억원으로 2위인 JP모간자산운용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자투자신탁(주식)A'도 10%에 가까운 손실을 냈다.
1~2위를 차지한 교보악사자산운용·JP모간자산운용 펀드로는 8월 이후 각각 2928억원·1325억원이 유입됐다.
설정액 3~4위는 모두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내놓은 상품이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증권투자신탁 1(주식)(A)'·'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C 5)' 2개 펀드도 같은 기간 각각 1232억원·1137억원을 모은 데 비해 최대 16.98% 손실을 보였다.
2010년만 해도 설정액 1조원 이상 펀드 15개 가운데 절반 이상인 9개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차지했었다. 올해 들어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에 대한 환매 확대로 순위 바뀜이 잇따랐다.
이에 비해 수익률은 순위 바뀜에 반비례했다는 지적이다.
설정액 8599억원으로 1조원을 밑돌게 된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3(주식)종류A'는 올해 들어 8.31% 손실을 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1[주식](C)' 또한 설정액 8564억원으로 1조원을 밑돌게 됐다. 같은 기간 2.57% 손실을 기록했다.
역시 올해 들어 설정액이 1조원 아래로 줄어든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C 5'·'미래에셋인디펜던스증권투자신탁K- 2(주식)C 4'·KTB자산운용 'KTB마켓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_C 5' 3개 펀드는 각각 7~8%선 손실을 보였다.
올해 들어 설정액 1조원 이상으로 올라선 펀드가 대체로 두 자릿수 손실을 기록한 데 비해 1조원 미만으로 줄어든 펀드는 손실을 한 자릿수로 지켰다.
갑자기 자금이 몰릴 경우 수익률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가 대형화될수록 자산운용 유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대형펀드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이유"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정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때부터 유망종목 발굴·대응도 어려워진다"며 "이런 이유로 대형주 위주로 투자했다가 8~9월 대형주 위주로 조정받으면서 손실을 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