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주인찾기 이번에도 무산되나

2011-09-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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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운식·김병용·신승영 기자) STX그룹이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투자부담 등을 이유로 하이닉스 인수 추진을 중단키로 해 인수전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하이닉스 주인찾기 작업’은 또다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또다른 인수후보인 SK텔레콤은 완주 의사를 밝혔지만, 채권단이 구주와 신주 가격을 연동한다는 원칙을 고수할 경우 언제든 입찰 포기 카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못할 상황이다.

◆STX 왜 포기했나

STX의 인수 포기 배경으로는 중동 국부펀드와의 컨소시엄 불발이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STX는 하이닉스 인수를 위해 자체 현금 동원 및 우량자산 처분과 함께 중동 국부펀드와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컨소시엄 대상인 아바르(AABAR) 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와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가 불확실해지자 투자 결정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정 업그레이드 등을 위해 매년 3조~3조5000억원 가량을 투자해야 하는 장치업체인 점을 감안하면 불확실한 외부환경이 STX와 아바르 양측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불황 생각보다 깊다”

하이닉스는 그 동안 인수기업의 재무지원 없이도 상당한 수준의 투자비용을 자체 조달할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3조38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고, 올해도 3조4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작년 영업이익도 3조2730억원에 달했다. 올해 D램 가격이 1달러 미만인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견조한 수익성을 갖췄다. 1분기 영업이익은 3230억원 영업이익률 역시 12%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하이닉스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특히 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대만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 제품인 DDR3 1Gb 128Mx8 1066MHz의 8월 후반기 고정거래가격은 0.52달러를 기록, 이달 전반기 0.61달러보다 14.75% 하락했다. 이는 사상 최저 가격이다.

현재 하이닉스반도체의 생산원가는 0.9달러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손해를 보면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닉스는 이로 인해 지난달 25일 경기도 이천사업장에서 권오철 사장,김민철 부사장 등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경영 선포식’을 가졌다. 회사가 비상경영에 나선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 만이다.

◆SKT “하이닉스 인수추진 예정대로”

SK텔레콤은 STX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참여 포기와 관계없이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TX가 경영상 부담 등으로 인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포기한 것을 알고 있다”라며 “경쟁자 소멸로 하이닉스 입찰 경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SK텔레콤이 구주와 신주 가격을 연동하는 문제로 채권단과 갈등을 빚고 있어 하이닉스 매각작업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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