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가 이달 말부터 유가예보 시스템을 시범운영한다. 석유공사가 1주후와 2주후의 휘발유 및 경유에 대한 주유소 판매가격 예상치를 미리 발표하는 것이 그 내용이다. 우선은 전국 평균 판매가를 예보하고 추후에 지역별 예보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시스템이 정착되면 일일 유가예보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유가예보는 석유유통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석유공사측은 소비자의 경제적인 소비를 돕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유가예보대로 기름값이 내릴 시기에 실제로 내리지 않는다면 업계는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기름값 인하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유사는 정부가 시장가격에 지속적으로 간섭하는 것이 불만스럽지만, 입장 표명은 조심스럽다. 정유사 관계자는 “예보는 예보일 뿐”이라며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보와 실제가격이 달라 시민단체 등이 책임소재를 가리려 들면 정유사도 피해갈 수 없게 된다.
또 석유공사는 유가예보를 하기 위해 국제유가를 참고하겠다고 했지만, 정유사 공급가격 없이는 주유소 판매가격과의 괴리를 좁힐 수가 없어, 정부의 정유사에 대한 공급가격 정보 공개확대 요구도 더 심해질 수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주유소 가격을 가정하려면 정유사 공급가격 정보가 중요한데, 1주 전의 정보를 얻는 게 문제가 된다”며 “(정유사 공급가격을)2~3주 단위로 묶어서 검토한 다음에 예측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유소는 유가예보시스템으로 시장에 혼란이 야기될 것을 우려한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정보가 정확하다면 주유소도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구매하는데 유용하게 활용할 것”이라며 “하지만 예보와 실제가격의 차이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엉뚱한 오해를 살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유소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 주유소보다 지방 주유소의 가격이 훨씬 싼데 정부의 평균 예상치가 발표되면 지방주유소는 예상치보다 가격이 쌀 것”이라며 “따라서 지방주유소는 득을 보고, 수도권 주유소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가예보로 가격이 낮게 예측된 주에 소비자가 몰리는 쏠림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유소 관계자는 “다음 주 주유소 판매가격이 내린다고 예보하면, 정유사가 그에 맞춰 공급가격을 올리는 등 정보를 오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가격)예측 잘못했을 때 시장에 나쁜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리터당 얼마라고 예측할 수는 없고, 단기 미래시점에 가격 방향성만 제시해주는 정도가 될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최저치와 최고치를 예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비자가 차량 기름탱크 내에서 물량 컨트롤이 가능하다면 쌀 때 살 수 있게 돕고자 하는 취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