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은 이날 내년 3월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시기에 대해 "G20 회의의 2~3배가 큰 규모의 정상회의를 왜 총선 전에 여느냐, 공연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정 의원은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회의에 초청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매우 민감한 발언으로, 만약 김 위원장이 온다면 총선을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려 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고 반대로 안 오면 공연한 말로 신뢰도에 손상이 가는 것" 이라며 "이는 장관이 대통령을 잘못 보좌하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이어 “처음부터 아예 핵안보정상회의 시기를 총선 이후로 잡았어야 한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정을 고려해 3월 말로 잡았다고 하는데 우리가 주최하는 행사의 일정도 못 정해 총선 선거운동 기간에 하는 것은 국가의 존엄성을 우습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이 “외교문제는 국내정치와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변하자 정 의원은 “그게 무슨 궤변이야”라며 반말조로 말했다.
그는 특히 질의응답과정에서 “날짜를 정한 게 언제야”, “왜 총선 법정선거 운동 기간에 끼워넣은 거야, 그게 상식에 맞아”, “국내정치와 상관없다는 게 자랑이 아니야. 효율성을 위해 끼워 넣었다는 데 그게 무슨 소리야”, “미국이 만약 중요 선거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어”라며 줄곧 반말조로 추궁해 논란을 빚었다.
정 의원은 심지어 "장관이 대학졸업하고 외교부에 있은 지 오래됐는데 이건 초등학생의 상식에도 안 맞는 것 아니냐", "(김성환) 장관 같은 사람이 장관을 하니까 외교부가 문제가 없이 잘 되는지..."라며 김 장관을 몰아세웠다.
정 의원의 반말조 발언은 보좌관이 질의도중 쪽지를 건넨 뒤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정 의원의 이 같은 국감태도를 두고 일각에선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정부와 각을 세워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