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은 따라가겠는데 ‘거리’는 도저히 안되더라고요”

2011-09-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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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송도챔피언십 2년연속 출전한 최상호…“우리도 이제 시니어투어 준비할 때“ “롱퍼터는 기구 도움 받는 것이므로 반대”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다른 것은 해보겠는데 거리가 안돼요. 그들은 나이 들어서도 거리가 줄지 않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골격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같아요.”

한국남자골프 최다승(43승) 보유자 최상호(56·남서울CC)는 지난해에 이어 2년연속 송도 잭 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미국PGA 챔피언스(시니어)투어 송도IBD챔피언십에 출전, 세계적 ‘거장’들과 기량을 겨뤘다. 지난해와 올해 한국선수는 4명씩 나갔는데 최상호는 지난해 48위(박남신과 동률), 올해 47위로 젊은 선수를 제치고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그가 최종 3라운드에서 기록한 71타는 2년간 한국선수 8명 가운데 유일한 언더파다.

만 50세이던 2005년 GS칼텍스매경오픈에서 최고령 우승을 하고, 한창 때 ‘퍼트 귀재’로 불린 그였지만 세계적 선수들과 대적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가 보다. 특히 거리 면에서 그들을 따라갈 수 없었다고 한다. “나는 270야드 정도 날립니다. 그런데 서양선수들은 280야드는 기본이고 290∼300야드도 훌쩍 치더라고요. 드라이버샷에서 떨어지고 세컨드샷에서 또 뒤지니 그 거리 차이는 갈수록 커지지 않습니까. 18홀 전체로 따지면 그 차이는 엄청납니다. 긴 파4홀의 경우 그들이 아이언을 잡을 때 나는 하이브리드를 꺼내니 원천적으로 경쟁이 안되더라고요.”

그는 60명 가운데 47위를 하며 그런대로 ‘이름값’을 했지만 공영준 조철상 최광수는 최하위권으로 개최국의 체면을 살리지 못했다. “아쉽지요. 후배들이 좀 잘해줬어야 하는데….”

한국 시니어 프로들이 그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기량 차이도 있지만 환경 탓도 크다. 국내에는 변변한 시니어대회가 없는 실정이다. 최상호는 “우리는 대회가 거의 열리지 않기 때문에 경기 리듬을 찾기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미국 일본 유럽 등지로 진출하려면 퀄리파잉토너먼트를 거쳐야 하는데 그 역시 만만한 일은 아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급한 것은 지금부터라도 시니어투어 준비를 하는 것이다. 예전에 비해 쉰을 넘어가는 선수들이 늘어가고 있다. 시니어투어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고급 실업자’라고 할 수 있다. 선수가 늘어나고 방송이나 골프장 환경도 좋아지고 있으므로 시작은 작더라도 시니어투어를 출범시켜야 할 때다”라고 덧붙인다. 그는 특히 “투어가 자리잡을 때까지는 아마추어 ‘고수’들한테도 퀄리파잉토너먼트에 응시할 수 있게 하는 등 문호를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퍼트에 관한한 그를 따를 자가 없을만큼 최상호 하면 ‘쇼트게임과 퍼트의 1인자’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요즘 세계 골프게에 불고 있는 롱퍼터 ‘바람’에 대해 물었다. 주저하지 않고 “반대한다”고 했다.

“골프에서 비정상적인 기구의 도움을 받으면 실격당하잖아요. 롱퍼터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일반적 퍼터보다 훨씬 긴, 장대처럼 생긴 것을 몸에 고정하면 누구나 시계추같은 동작을 할 수 있지 않아요? 누구는 기구의 도움을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한다면 불공평한 일입니다. 올해말 골프규칙 개정때 뭔가 롱퍼터에 대한 제한규정을 넣어야 할 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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