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나이만 어릴 뿐 체격이나 기량, 거리, 흥행 면에서 미국LPGA투어 판도를 뒤흔들만한 잠재력을 갖췄다. 그의 등장에 대해 외신은 ‘스타 탄생’이라고 쓰는가 하면, 미LPGA투어측은 ‘환영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톰슨은 19일(한국시각) 미국 앨라배마주 RTJ골프트레일(파72)에서 끝난 투어 나비스타LPGA클래식에서 4라운드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컵을 안았다. 2위인 재미교포 티파니 조(25)를 5타차로 따돌린 압승이다.
지난 2월 만 16세가 된 톰슨은 투어 사상 가장 어린 나이(16세7개월8일)에 우승한 선수가 됐다. 종전 최연소 우승 기록은 폴라 크리머가 2005년 사이베이스클래식에서 세운 18세9개월17일이었다.
톰슨이 압도적인 스코어로 우승하자 많은 사람들이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투어에 새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한다. 180cm의 키에 280야드를 우습게 날리는 그녀의 별명은 ‘장타 소녀’다. 어렸을적 오빠들과 경기를 하면서 지지 않으려고 노력한 결과 남자선수 못지않은 장타력을 갖게 됐다.
이번 대회 나흘간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76.6야드로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의 271야드, 미셸 위(나이키골프)의 263야드를 능가했다. 둘쨋날에는 283.5야드를 날리기도 했다. 지난해 에비앙 마스터스에서는 신지애에 이어 2위를 차지할만큼 기량도 출중하다. 이번 대회에서 아버지 스콧 톰슨이 골프백을 멨고 두 오빠도 골프선수로 활약하는 골프 가족이기도 하다.
주니어시절 각종 대회를 휩쓴 후 지난해 6월 프로로 전향한 톰슨은 그러나 미LPGA투어 정식멤버가 아니다. 18세가 안됐기 때문이다. 투어는 18세 이상인 선수들에게만 입회 자격을 준다. 톰슨이 투어 대회에 나가려면 스폰서 초청을 받거나 ‘월요 예선’을 통과하는 수밖에 없다.
톰슨 측은 그러나 투어측에 ‘예외를 인정해달라’며 청원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마이클 완 투어 커미셔너는 “톰슨이 퀄리파잉토너먼트를 통해 투어카드를 획득하면 입회자격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톰슨은 퀄리파잉토너먼트에 응시했고, 압도적 기량으로 1차관문을 수석통과했다. 2,3차전이 남아있으나 톰슨이 이를 통과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톰슨이 통과할 경우 예외를 인정받아 내년부터 투어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한국선수들이나 세계랭킹 1위 청야니 등으로서는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하는 셈이다. 그 반면 ‘스타 부재’로 허덕이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투어의 인기를 재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날 2위를 달렸던 이미나(30·KT)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6위, 16번홀에서 홀인원을 한 최나연(24·SK텔레콤)은 공동 18위(5언더파 283타)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