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비핵화사전조치 수위놓고 샅바싸움 예고

2011-09-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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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2차 비핵화회담‥형식은 1차와 유사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21일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2차 남북 비핵화 회담이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열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월 발리에서 열린 1차 비핵화 회담의 ‘후속편’으로, 전체적으로 지난번 회담과 유사성을 띨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정확한 밑그림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회담의 일시와 장소가 관심이다. 외교가에서는 대체로 양측이 21일 하루 일정으로 회담을 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견례 형식이었던 발리 회담은 2시간 동안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회담 시간이 그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자회담 재개 조건을 둘러싼 본격적인 협상의 시작이라는 점에서다.
 
 장소는 베이징 시내 호텔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과거 6자회담이 열렸던 조어대를 거론하는 시각도 있으나 6자회담 재개 전 양자 접촉의 하나인 남북 비핵화 회담의 장소로는 부적합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참석자 면면도 눈길을 끄는 사항이다. 지난 발리 회담 때는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최선희 외무성 미국 부국장 등 5명, 우리 측에서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조현동 북핵외교기획단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이번에도 1차회의 때와 비슷할 것이란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북한의 북핵 협상라인이 확실히 이원화되고 있는 점이다. 남북 비핵화회담은 리용호 부상, 북미 고위급대화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맡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시도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리용호 부상을 보좌하는 6자회담 차석대표로는 지난번처럼 최선희 부국장이 올지, 아니면 리근 미국 국장이 올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리근 국장은 오랜 시간 김계관 제1부상을 보좌해온 데다 북한의 북핵 협상라인에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에서 최 부국장의 참석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서는 6자회담 재개 조건으로 제시된 비핵화 사전조치의 수위를 놓고 양측의 샅바 싸움이 예상된다.
 
 최대 쟁점은 역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이 될 확률이 높다. 상황에 따라서는 천안함ㆍ연평도 문제와 같은 남북한 현안이 거론될 여지도 있다.
 
 이번 회담은 미ㆍ중이 관여하는 ‘대리전’의 성격도 띠고 있다.
 
 북한 측 리용호 부상은 19일 중국 외교부 주최 9ㆍ19 공동성명 세미나 참석을 겸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만난다. 비핵화 회담에 앞서 북ㆍ중이 서로 주파수를 맞춰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성락 본부장은 이미 지난달 25일 중국을 방문해 우 대표와 만났고, 지난주에는 워싱턴에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회동했다.
 
 한미가 UEP의 중단을 비핵화 사전조치의 가장 핵심 항목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북한은 이를 ‘사전조치’가 아닌 ‘6자회담 의제’로 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번 회담이 순조로운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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