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는 14일 “중국, 미국, 일본 등 금강산지구에 투자가 우려되는 국가 재외공관을 통해 관광, 투자 자제를 요청하는 지침을 보냈다. 현재 각국별 설명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북측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고 북측의 일방적 재산권 침해를 막겠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북측의 일방적 조치에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앞서 6일 통일부, 외교통상부, 기획재정부,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구성된 ‘금강산관광사업대책반’은 2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그러나 외교적 제재 조치가 가진 실효성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 교수는 “정부 외교총력 끝에 미국과 일본의 지지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조치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관건은 중국이라는 것. 중국이 민간사업자들까지 통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앞서 중국은 국가정책적 차원에서 관광재개를 결정했다.
제성호 중앙대 법학 교수는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외교적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더 나아가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에서 북측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이상의 해결은 요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류우익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북측과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화와 병행해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법적, 외교적 조치를 하겠다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다만 “신변 안전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으면 관광 재개가 어렵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다”고 말해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과 관련, 북측의 분명한 태도 변화를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한편 북측은 지난달 22일 법적 처분을 단행한다고 밝힌데 이어 금강산 현지에 체류하던 남측 관계자들을 전원 추방했다. 최근에는 만경봉호로 중국인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해외 취재진 등을 불러 금강산 시범관광에 나서는 등 일방적인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