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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몽골개발은행(DBM) 위탁경영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대우 산업은행 자본시장본부 부행장(왼쪽부터)과 하슈출룬 DBM 이사회 의장, 김장진 DBM 부행장 등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산업은행의 해외진출은 현지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영업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개발도상국에 금융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한국과 산업은행에 대한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국내 기업의 진출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몽골 국회에서 바트볼드 몽골 총리와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몽골개발은행과 위탁경영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향후 4년 동안 DBM의 경영을 관리하면서 반세기 동안 축적한 개발금융 경험을 활용해 업무시스템 구축과 개발금융업무 수행을 책임지게 된다.
위탁경영팀은 김장진 DBM 행장 등 5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의 급여와 주택임차비용 등은 산업은행이 지급한다.
DBM은 몽골 정부가 100% 출자해 설립한 국책은행으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자원개발, 제조업 기반 구축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위탁경영 계약 체결은 몽골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있다.
지난해 10월 몽골 정부 관계자들이 방한해 산업은행 측에 DBM 위탁경영팀 선정을 위한 입찰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이어 12월 입찰제안서 제출이 이뤄졌고 올해 3월 몽골 국무회의에서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산업은행은 이번 위탁경영 참여로 우리나라의 몽골 자원개발 사업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몽골은 남한의 15배인 156만㎢에 달하는 영토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 금, 동, 석탄 등의 대형 광산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해외에서 대규모 개발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몽골 정부는 오는 2021년까지 풍부한 자원개발을 통해 현재 2000달러 수준인 1인당 국내총생산(GDP)를 1만2000달러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몽골의 4대 수출국이자 3대 수입국이며, 몽골에 대한 직접투자 규모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다.
산업은행은 국내 기업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몽골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전력, 광물자원공사, 수자원공사 등 공기업은 물론 민간 기업도 몽골의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 기업은 민간 주도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등에 대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며 “국내 금융기관도 DBM이 발행하는 채권이나 몽골 광물채권 등의 인수 및 주선을 통해 DBM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몽골 진출의 경험을 살려 향후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대한 금융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이번 위탁경영 계약의 의의는 개발도상국에 경험과 지식을 전수해주는 차원을 벗어나 경영참여 방식을 통한 금융협력 사업을 시도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