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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여의도 본점 전경 |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수출입은행이 설립된 1976년은 국내 최초의 고유모델 승용차인 포니가 출시돼 남미 에콰도르로 수출된 해다.
수은의 탄생과 함께 한국 경제도 세계를 향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기업의 수출입거래와 해외투자, 해외자원개발 등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해 왔으며 조선산업을 세계 1위로 키운 주역이기도 하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지난 7월 창립 35주년 기념사를 통해 수은의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오는 2020년까지 여신 규모를 150조원으로 확대해 글로벌 톱3 수출신용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김 행장은 “대외 의존도가 80%를 넘는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와 금융위기 이후 상업금융의 리스크 회피 현상, 글로벌 금융 규제 강화 등으로 공적수출금융의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수은은 이러한 시기를 호기로 삼아 한 단계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녹색산업·우량기업 해외진출 지원
수은은 녹색산업을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글로벌 녹색수출기업(그린챔피언) 50개 육성을 목표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기존 방식과 달리 녹색산업의 국내 기반 조성과 해외진출을 동시에 추진해 단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태양광과 풍력 등 리스크가 높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경우 수은이 직접출자를 실시해 민간금융의 투자를 유인키로 했다.
또 상업성이 낮은 개발도상국 대상 녹색플랜트사업에 개발금융 자금과 수은의 대출자금을 연계 지원하는 복합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가 작고 투자기간이 긴 프로젝트는 수은이 단독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우량 중견기업의 해외진출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지난 2009년 국내 최초로 글로벌 중견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한국형 히든챔피언’ 사업을 공식 출범시키고 오는 2016년까지 히든챔피언 기업을 1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은 관계자는 “수출 3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면서 세계 시장 지배력을 갖춘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키울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기업의 성장단계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151개사를 육성 대상 기업으로 선정했으며 총 2조7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 종합적 금융자문 제공
수은은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패턴이 다양화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해 금융구조 설계와 금융조달 전략 등을 망라한 종합적인 금융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해외 프로젝트 발주 방식이 ‘선 발주 후 금융’에서 ‘선 금융 후 수주’로 변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 내에 총괄사업부와 금융자문실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총괄사업부는 수은의 전 프로젝트 및 네트워크를 총괄 조정하고 금융자문실은 사업발굴과 금융자문, 지분투자 등 맞춤형 투자은행(IB)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게 된다.
◆ ‘한류’ 붐 확산에도 기여
수은은 지난해 1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지식문화콘텐츠 전담팀을 신설하고 한류 열풍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현재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지원 실적은 1348억원에 달한다.
7월에는 CJ CGV가 베트남 최대 복합상영관 체인인 메가스타를 인수하는데 5800만 달러의 금융을 제공하기도 했다.
수은 관계자는 “한류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시장 진출 확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올해 150억원 이상의 자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은은 콘텐츠의 우수성과 제작능력 등을 심사해 기술보증기금 보증서 발급 및 제작자금 대출을 지원하는 ‘완성보증제도’를 실시 중이다. 현재까지 23개사에 233억원이 지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