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현대차·LG·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기업의 사회적 공헌에 나서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된다,
물론 영미계 기업에 해당 진출 국가에 사회적 공헌을 요구하는 데에 무리가 따를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기업 활동을 하고 있는 이상 사회적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먼저 아이폰 하나로 국내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애플의 경우를 보자.
애플코리아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1조 5000억원을 돌파해 2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애플의 한국 법인이 설립된 때는 1998년. 애초 주식회사로 출발한 애플코리아의 매출은 2005년 448억원에서 2008년 1486억원, 2009년 1782억원 수준이었다.
아이폰이 2009년 11월 국내 출시된 후 아이폰 300만대, 아이패드 50만대 이상 판매돼 연매출 1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기 볼 것은 같은 해 8월 애플코리아는 주주총회를 거쳐 유한회사로 바뀌었다는 것.
유한회사는 재무제표 공개, 회계 감사 등의 의무가 없다. 고용 문제에서도 주식회사에 비해 자유롭다.
애플의 ‘꼼수’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 애플코리아는 직원은 40여명순에서 몇 년 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지난해 2조원대을 약간 웃도는 매출을 기록한 NHN은 3000명에 가까운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다음은 4200억원대 매출에 직원수는 1300명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애플코리아는 유한회사라 매출액 공개, 고용 의무 등에 있어 어떤 책임도 없다”라고만 되풀이 했다.
“애플코리아 매출 대부분은 배당금 형태로 애플본사로 빠져 나간다”고 IT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막대한 규모를 이익을 올리지만 정작 국내 고용 및 투자는 등한시 한다는 얘기다.
뿐만이 아니다.
전세계 327곳에서 문을 열고 있는 ‘애플스토어’도 국내 아직 단 한 군데도 없다.
이러다보니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기기 사용자들이 애프터서비스를 받으려면 최소 한달 이상을 잡아야 한다.
'어얼리 어탑터’ 임을 자부하는 국내 애플 이용자들은 애플에 ‘봉’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모토로라 인수로 전 세계 IT 판도을 바꾸고 있는 구글은 어떨까.
구글은 지난해 말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에 뛰어 든 후 급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구글코리아의 유선 인터넷 점유율은 겨우 1%대.
반면 모바일 검색 점유율은 15.3%로 NHN의 네이버와 다음을 맹추격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창이 기본 탑재되면서 수혜를 입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일 오전 구글코리아 사무소를 수색한 사실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구글의 한국 시장 경쟁사인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한 스마트폰이 구글 검색엔진과 네비게이션을 사전 탑재, 소비자에게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강요한다고 공정위에 제소한 바 있다.
그런데 구글코리아의 매출은 얼마일까.
정답은 ‘모른다’이다.
애플코리아와 마찬가지로 유한회사라서 그렇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이다 보니 글로벌하게 산정하며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직원 수는 110~140명으로 유동적이다.
마지막으로 양쪽 기업들의 사회적 공헌 측면을 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플코리아와 구글코리아 모두 사회 기부에 참여한적이 한 번도 없다.
애플코리아, 구글코리아 각각의 관계자는 " 국내에서도 기부 및 사회 공헌 활동은 일절 공개하지 않은 게 방침"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 경제정책팀 국장은 "최근 들어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 진출 외국계 기업도 국내 경제 활동을 여건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서 이쪽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