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2030이 뜬다] 행정고등고시 탄생과 역사

2011-09-0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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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고위 공무원이 되는 가장 넓은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행정고등고시의 유래는 고려와 조선시대의 과거제도에서 그 뿌리를 찾아볼 수 있다.

고려시대 광종은 왕권에 도전하는 귀족들을 견제할 목적으로 과거제도를 도입했지만, 결국 고위 귀족 자제들이 과거를 치르지 않고 관리로 등용되는 음서를 병행하게 됐다.

조선시대 과거는 문과, 무과, 잡과로 나뉘어 시행됐는데, 양인 이상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정된 시험장소와 응시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채점관 때문에 공정성 등이 문제가 돼 지속적으로 폐지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근대 들어서는 일제강점기의 고등문관시험 행정과와 1960년대 초까지 실시된 고등고시 행정과시험이 현행 행정고시의 전신이다.

시험의 명칭은 고등고시 행정과(1950~1962년), 3급공개경쟁채용시험(1963년), 3급을류공개경쟁채용시험(1968년), 행정고등고시(1963~2010년) 등 시기에 따라 바뀌었다.

당정은 지난해 공무원 특별채용 비율을 50%로 확대하는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을 추진했지만, 고위공직자 자녀의 특혜채용 논란이 불거진 이후 '현대판 음서제도' 등 부작용을 우려해 백지화됐다. 

대신 올해부터는 기존 행정고등고시와 외무고등고시 명칭이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행정ㆍ외무)'으로 변경하고, 선발 인원은 현행 수준인 260~300명 선을 유지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정고시는 지난 1963년 1회 시험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54회 시행됐다. 이 기간동안 5급 공개채용 시험 기준으로 총 7900여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행정고시 수석합격자들은 주로 핵심 경제부처와 주요 금융기관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1회 수석합격자는 허만일 전 문화부 차관이다. 행정자치부ㆍ농림수산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최인기 의원은 4회 수석합격자이다.

강영주 전 한국증권거래소 이사장은 9회 수석을 했으며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10회,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STX중공업·건설 회장은 12회 행시를 각각 수석으로 합격했다.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이윤호 주 러시아대사는 13회이며, 자산관리공사 사장을 진낸 김우석 예일회계법인 회장은 14회이다. 박명재 CHA 의과학대학교 총장은 16회 수석합격자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다.

또 변양호(19회) 보고펀드 대표는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지냈으며, 정만원(21회) SK 부회장은 전 통상산업부 구주통상과장을 거쳤다. 엄종식 통일부 차관은 25회 수석합격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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