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부동산 신화 무너져"-日經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반드시 가격이 오른다'고 믿어져왔던 한국의 부동산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6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가 줄고 거래 가격의 하락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개인 소비와 건설투자의 발목을 잡아 가계 부채 팽창과 중소 금융기관의 경영악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부동산 경기의 불황이 원화 약세를 무기로 수출 주도의 성장을 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무거운 부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은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일본의 두배 정도인 80% 수준으로 부동산의 시황이 가계의 체감경기와 소비 의욕을 결정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차익을 노린 전매가 어렵게 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부동산을 축으로 한 자금 회전이 둔화되고 있다.

부동산 매매 가격의 하락은 2007년까지 부동산 활황기에 수요예측을 무시하면서 물량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2만6000가구로 집계됐으며 앞으로도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2008년의 최악기는 벗어났다고 하지만 지난 7월의 수도권 아파트 매매건수는 약 1만3800건으로 과거 5년 평균치를 20% 정도 하회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대 중반으로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수출이 성장엔진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면, 민간 소비주체의 내수는 힘을 잃고 있는데 그 원인은 부동산 경기가 장기 불황에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의 침체는 금융정책의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는 한국은행의 손발을 묶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한국은행의 관리 상한선인 4%를 넘어 물가 억제를 요구하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지만 금리를 올릴 경우 부동산 시장이 더 가라앉고, 가계의 빚 부담이 커져 내수 부진을 증폭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