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2011 한국 프로야구가 막바지에 치닫고 있다. 각 팀 당 최대 26게임 남은 상황에서 4강의 윤곽은 어느 정도 보이기 시작했다.
허나 MVP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전반기 기아 타이거즈가 1위를 달릴 때만 해도 윤석민이 당연히 가져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후반기 기아의 몰락, 삼성 라이온즈의 독주, 롯데 자이언츠의 폭주가 시작되면서 MVP 트로피는 미궁 속으로 빠졌다.
아직까지 윤석민이 개인성적으로 보면 강력한 후보다. 하지만 팀 성적을 고려했을 때 최형우(삼성)와 이대호(롯데)도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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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사진=기아 타이거즈] |
◆개인성적은 윤석민 '유력'
윤석민이 가장 유력한 이유는 성적이다. 작년 MVP 이대호도 팀이 4위에 머무르긴 했지만 희대의 타격 7관왕이라는 업적을 달성하며 트로피를 거머줬다.
윤석민은 5일 현재 24경기에 출전에 15승으로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33 1위, 탈삼진 156개 1위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트리플크라운이 유력하다. 기아가 14게임을 남겨둔 상황에서 산술적으로 3번, 일정까지 고려하면 5번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 윤석민이 20승을 기록한다며 MVP는 따논 당상이다. 토종 선수로서 마지막 20승은 1999년 시즌 현대 정민태다.
윤석민에게 한가지 걸리는 점은 팀 성적이다. 현재 기아는 64승 55패로 3위다. 남은 경기도 가장 적어 치고 올라가는데 불리한 상황이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2000년대 들어 11명 MVP 수상자 가운데 1위팀 소속 선수는 단 4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최형우, "이제는 1위 팀에서 MVP 나와야"
팀 성적까지 고려하면 최형우가 윤석민의 가장 강력한 도전자다. 개인 성적도 훌륭하다. 홈런 25개로 1위, 타점 85점 2위, 타율 0.318로 6위, 장타율 0.582로 1위에 올라있다. 더 인상적인 것은 올 시즌 8월 현재까지 15개의 결승타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는 점이다.
2000년대 들어 1위팀이 아닌 선수가 MVP 수상을 한 것을 모두 7번에 달한다는 것이 불안 요소다. 하지만 최근 야구계 전반적으로 1위팀에서 MVP가 나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게다가 최형우는 성적까지 뒷받침된다.
◆다크호스 이대호, 한국시리즈 우승 땐 가능성 ↑
지난 시즌 MVP 이대호의 연속 수상 확률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후반기 롯데 폭주의 1등 공신이다. 7관왕 당시 그 위용은 아니지만 여전히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최다안타 148개로 1위, 타점 94점 1위, 타율 0.349로 1위, 홈런 23개로 2위다. 홈런에서 1위 최형우와 2개밖에 차이가 나질 않아 2년 연속 트리플크라운도 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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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사진=롯데 자이언츠] |
허나 윤석민과 최형우보단 조금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 성적으로는 윤석민에게 팀 성적으로는 최형우에게 반(半) 보씩 밀려있다. 현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길은 딱 하나, 롯데를 19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는 것이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와 MVP 트로피를 동시에 획득한다면 이대호는 기분좋은 FA(자유계약선수)를 맞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