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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신규고용수(단위: 1000명/출처: WSJ) |
지난 주말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고용지표는 비관론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 감소세를 띠던 순 신규 고용자 수가 결국 1945년 2월 이후 66년 만에 처음으로 제로에 그쳤다. 7월에 생긴 신규 일자리도 당초 발표된 11만7000개에서 8만5000개로 수정됐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된 것이 기업들의 신규고용을 저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폴 애시워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신규 고용 정체는 불길한 징조"라며 "경제가 다시 침체 국면에 접어들진 않더라도 회복은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악화되고 있는 지표가 비단 고용뿐 아니라는 점이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44.5로 전달의 59.2(수정치)에 비해 무려 14.7포인트 추락,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향후 6개월 후 경기에 대한 소비자 동향을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는 7월 74.9에서 8월 51.9로 23포인트 급락했다. 미국 소비자 가운데 향후 경기를 낙관한 이는 11%에 그쳤다.
주택시장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주택시장에서는 최근 다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 미국 모기지은행가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모기지 연체율은 8.44%로 전 분기에 비해 0.12%포인트 상승했지만, 주택가격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제조업도 위축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JP모건이 미국과 유럽 주요국, 일본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취합해 내는 세계 제조업 PMI는 지난달 50.1로 전달에 비해 0.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9년 중반 이후 최저치로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선을 간신히 넘겼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부진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을 부추기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그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또다시 침체될 수 있다는 위험 신호가 나타나자 모두가 중앙은행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연준의 추가 부양대책이 나와도 고용 창출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존 실비아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2013년 중반까지 제로 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어떤 추가 조치도 소비나 투자를 부추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