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없이 보는 3D TV’ 개발 불붙었다

2011-09-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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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게 안경을 쓰지 않고 볼 수 있는 3D 입체영상 TV는 언제쯤 상용화할까.
한국과 일본의 TV 업체들이 자존심을 건 무안경 3D TV 개발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시바는 독일 베를린에서 2~7일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1’에 안경 없이 3D 영상을 즐길 수 있는 55인치 TV를 처음으로 선보여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재 시중에서 팔리는 3D TV는 3D 입체영상을 안경을 통해 구현하는 셔터안경(SG) 방식이건, TV 디스플레이에 필름을 붙여 구현하는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이건 별도의 안경이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SG 방식과 FPR 방식의 선두주자로 기술 표준화에서 우위를 점하려 한 치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시바가 안경을 아예 쓰지 않고도 맨눈으로 3D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제품을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면서 연말에 공식 출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에서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시바는 이 제품을 8천유로(한화 1천200만원) 안팎에 판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가 선보인 55인치 무안경 3D 제품은 작년 IFA 전시회 때 이 업체가 내놨던 ‘3뷰’(3view, 세 곳의 정해진 지점에서만 3D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의미)보다 개선된, 아홉 곳의 지점에서 봐도 3D 구현이 가능한 ‘9뷰’ 제품이다.

‘1뷰’는 50㎝로 ‘3뷰’는 TV를 중심으로 1.5m 시야각에서만 3D 영상이 보이고 그 범위를 벗어나면 전혀 3D TV로서의 의미가 없지만, 이를 4.5m로 넓혔다는 것.

그러나 전시회에서 도시바의 55인치 무안경 제품을 접한 삼성·LG전자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이 제품의 맹점을 지적하면서 무안경 3D TV가 상용화하려면 최소 3~4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 관계자는 “도시바의 방식은 화면이 전혀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고, 화면겹침(크로스토크)도 심한데다 값이 너무 비싸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업계의 기술 수준은 이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 방식의 기술적인 한계로, ‘1뷰’(50㎝)는 3D 영상이 잘 보이는 ‘스위트 스팟’(40㎝)과 영상 자체가 보이지 않는 ‘데드 존’(10㎝)으로 이뤄져 있어 시청자가 조금만 움직이거나 몸을 돌려도 화면이 보였다 사라졌다 하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휴대전화나 모니터 등 소화면 제품에서는 무안경 3D 기술이 적용된 제
품이 이미 상용화했지만, 대화면 제품은 이를 극복한 한 단계 높은 기술이 나와야 한다고 국내 업계는 분석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도 “삼성전자의 기술은 이미 ‘16뷰’까지 와 있고 다른 방식도 꾸준하게 개발하고 있지만, 상용화하기는 시기상조”라며 “고객의 지갑을 열려면 3D 완성도를 높이고 디스플레이 값도 내려야 하는 등의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도시바가 올해 초 무안경 12인치 및 20인치 3D 제품을 출시했으나 고작 200대를 판매한 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도시바가 지속적으로 무안경 제품을 강조하는 의도는 ‘무안경 3D=도시바’라는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것으로 국내 업계는 분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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