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독특한 i40, 누가 타면 좋을까

2011-09-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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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만~3000만원 가격에 1.7ℓ디젤도 선보여

i40 주행모습. (현대차 제공)
(부산=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i40, 현대차가 유럽을 겨냥해 만든 ‘왜건(Wagon)’이다. 뒤가 뭉툭하다. 국내에서는 일부 수입차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는 디자인이다. 세단, 아니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전부다.



이같이 독특한 스타일, 게다가 3000만원 전후의 적잖은 가격, 과연 어떤 유형의 사람이 타면 좋을까. 단순히 유럽 모델 일부를 국내에 선보이는 정도에서 마칠까, 아니면 국내에서도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까.

2일 부산 일대에서 고속도로와 평지, 약 200㎞를 달려 봤다.

◇‘디자인 포인트는 뒷태’= 이 차는 사진으로 보거나 제원을 따질 때와 실제 볼 때의 느낌이 사뭇 다르다. 특히 뒷태에 힘을 줬다. 대부분 자동차 사진은 앞모습 위주다. i40도 앞에서 보면 현대차의 패밀리룩과 큰 차이 없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앞모습만 보면 아반떼 같다는 착각이 든다.

하지만 옆·뒷모습은 독특하다. 국내서 흔치 않은 왜건인 만큼 이색적이다. 예쁘게 보이기도 한다. 수치상으로는 쏘나타와 엇비슷하지만 생각보다 더 길고 잘 빠진 느낌이다. 이 같은 외형은 ‘모던 플로(Modern Flow)’란 디자인 콘셉트와 잘 맞아떨어진다. 옆·뒷모습만 보면 현대차 패밀리룩이 가장 빛을 발하는 모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외형 뿐 아니다.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특히 트렁크의 활용성을 극대화 했다. 통상 중형 세단은 트렁크 적재공간이 500ℓ에 못 미치지만 i40는 20~30% 이상 넓다. 뒷좌석까지 활용할 경우 적재 공간은 세 배 이상 늘어난다. 운전할 땐 세단, 활용할 땐 SUV인 셈이다.

이같은 공간 활용성 극대화를 위해 가로세로 방향으로 조절 가능한 칸막이도 설치됐다. 주말 캠핑족(族)에게는 유용한 ‘옵션’이다. 트렁크 문도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터치식이다. 유럽에서 판매될 모델이기에 당연한 얘기지만 디자인과 기능성 모두 ‘유러피언 프리미엄’이란 말이 와 닿는다.

i40 트렁크 모습. 넓은 공간과 함께 다양한 활용성이 돋보인다.
◇‘한국적’인 성능… 디젤은?= 반면 성능은 한국적이다. 편안했다. 수치상으로는 마력·토크 면에서 쏘나타나 K5 등 동급 중형 세단을 앞선다. 하지만 기어비 세팅을 달리 했기 때문일까. 폭발적이기보단 부드럽다. 가속·브레이크 페달은 물론 핸들링도 마찬가지다.

시승에 앞서 i40 개발을 총괄한 황정렬 이사가 “핸들링 위주의 차”라고 소개하면서도 “국내 모델은 한국 소비자에 맞게 세팅했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정숙성. 굳이 NVH같은 전문 용어를 들먹일 필요도 없다. 조금만 주행해 봐도 조용하다는 걸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인테리어는 최근 현대·기아차의 플랫폼 그대로다. 현대·기아차의 인테리어, 계기판 조작 편의는 감히 ‘세계 최고’란 말을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하다. 소비자에 최적화 돼 있다. 더욱이 고급 모델을 지향한 만큼 보조석에도 전동식 파워 시트를 적용했다. 3시간여의 시승 동안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 역시 상당히 업데이트 돼 있다. 막히지 않아 실시간 교통상황(TPEG) 성능을 확인할 순 없었으나 디자인 면에서 한층 개선됐다.

실연비 역시 우수한 편이었다. 공인연비가 ℓ당 13.1㎞이었는데 다소 거친 주행에도 ℓ당 11~12㎞ 수준의 유지했다. (상세제원은 하단 출시기사 참조)

다만 스포티함은 없다. 스포츠 모델 같이 치고나가는 맛을 느낄 순 없다. 패들 시프트를 통한 수동 모드를 사용해도 기대만큼의 폭발력은 없다. 기회가 된다면 단단하게 세팅했다는 유럽 모델을 한번 타 보고 싶다.

이처럼 차의 성격은 동생 격인 해치백 i30과 다르다. i30는 동급 아반떼에 비해 단단하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성격 그대로다. i30이 한국 시장에 내놓기는 너무 ‘스포티’ 했다는 의견이 i40 차량 세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이같은 차량 성격과 2700만~3000만원의 낮지 않은 가격을 감안하면 40대 전후, 그 중에서도 중후한 한국 사회에서 다소 파격적인 사람들에게 적합한 모델이다. 실용적이기까지 하다. 특히 폭넓은 공간 활용성은 ‘평일 출퇴근 주말 레저’ 같은 활동적인 사람에게는 ‘단비’ 같은 모델이다.

시승을 기다리는 i40. 옆모습이 생각보다 길다.
한편 이날 기자들이 시승한 차량은 모두 가솔린 모델이었다. 다소 의외였다. 회사는 유럽은 물론 국내에서도 디젤 모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적잖은 기자들이 디젤 모델을 타 볼 수 없었던 아쉬움을 토로했다.

혹시 충분히 검증받은 2.0ℓ 가솔린 직분사(GDi) 엔진에 비해 1.7ℓ 디젤 VGT 엔진이 자신이 없어서는 아닐까. 회사는 물론 이에 대해 절대 부정했다. 한 관계자는 “가솔린이 먼저였을 뿐 곧 디젤 모델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젤 모델도 이날 시승한 가솔린 급의 승차감을 갖고 있다면, 유럽 공략은 물론 ‘국내 자동차 시장의 디젤화’의 선구자 격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디젤 모델을 추천하고 싶다.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한국 소비자의 ‘편견’만 해소된다면 성능은 물론 연비에서도 가솔린 모델에 비해 월등히 좋다. 더욱이 i40 디젤은 배기량을 0.3ℓ 낮춤으로써 가격도 가솔린 이하로 맞췄다.

(사진= 김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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