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반도 정세 문제로 외교부와 통일부의 입장차이가 미세하게 존재해 정부 통일외교안보부처 내부 '팀워크'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중국대사를 역임한 류우익 대사가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6자회담 재개과정에 조율된 메시지와 행보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선 남북관계를 주무로 하는 통일부와 북핵정책과 대외관계를 전담하는 외교부 사이의 정책혼선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현인택 장관 체제 아래 대북 강경기조를 고수해온 통일부와 한반도 주변 4강과 보조를 맞춰 대화재개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해온 외교부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었다.
정가 소식통들에 따르면 특히 지난 5월 남북 베이징 비밀접촉은 현 장관이 이끄는 통일부가 주도하면서 외교부는 사실상 소외됐었다.
또 7월 하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북 비핵화 회담이 외교부 주도로 성사되자 통일부 내에서는 탐탁지 않아 하는 기류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말 연평도 사건이 막 터지고 난 후 비핵화 논의 트랙 분리대응 여부를 놓고도 양대 부처는 미묘한 입장차를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대북 유연성을 강조하는 류우익 카드의 등장은 양대 부처의 조율을 긴밀하게 만드는 효과를 유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주중 대사를 역임하면서 외교부 조직과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외교정책의 현실적 어려움을 직접 몸으로 체험한 류 내정자가 통일부 수장으로서 대북 정책을 이끌어가겠지만 외교부와의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역할분담을 하는 방안에 신경을 쓸 것이라는 것이다.
정부 주변에서는 류 내정자가 김대중 정부 시절의 임동원 통일장관, 노무현 정부 시절의 정동영 통일장관처럼 전체 외교안보 정책을 힘있게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관진 국방장관 뿐만 아니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현인택 통일장관,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으로 이어지는 ‘원칙파’들이 수적으로나 내용상으로 분명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북핵 문제와 6자회담 업무를 맡고 있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을 취해왔으나 팀 전체 구도로 보면 ‘마이너리티(소수)’였다는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이에 따라 현 장관이 교체되고 ‘실용’을 강조하는 류우익 내정자가 등장한 것에는 ‘원칙파’와 ‘유화파’ 사이에 일정한 균형점이 회복되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외교소식통은 “여러모로 외교안보팀 내부의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실제 정책 운용상에서는 갈등요인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