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역은 한국 기업 및 교민이 거의 없어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한 국내 은행의 영업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중국 현지법인은 오는 10월 중국 후난성의 성도인 창사(長沙)시에 분행을 설치한다.
성국제 중국법인장은 "9월 중 중국 은행관리감독위원회의 본인가를 획득한 후 10월에 개점할 계획"이라며 "중국 중서부 내륙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난성은 면적 21만㎢로 한반도와 비슷하며 인구는 6400만명이다. 마오쩌둥의 고향이기도 한 이 지역은 철광석과 석탄 등의 부존자원이 풍부해 기계공업이 발달해 있다.
중국 정부가 '서부 대개발' 정책을 추진하면서 투자가 늘고 금융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내륙으로 깊숙이 치우쳐 있어 물류여건이 열악하고 소득수준이 동부 연안의 대도시보다 낮아 한국 기업의 진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신한은행은 진출 초기부터 현지 은행들과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동안 한국 기업 및 교민을 상대로 한 기업·개인금융과 수수료 영업에 주력했던 국내 은행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영업환경이다.
성 법인장은 "창사시는 외국계 은행이 씨티은행을 비롯해 2곳에 불과할 정도로 현지 은행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라면서도 "신한은행이 중국에 법인을 설립한 지 4년이 지난 만큼 이제 현지 고객을 상대로 본격적인 영업을 펼칠 때가 됐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한은행은 해외거래가 많은 중국 수출입 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중국 금융당국은 동부 연안 지역의 금융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다고 판단하고 외국계 은행이 신규 점포 개설을 신청할 경우 중서부 내륙 지역에 점포를 내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중국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에 앞으로 내륙 지역에 점포를 개설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며 "신한은행 창사분행의 성적표가 내륙 지역 진출을 앞두고 있는 다른 은행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