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물가대책, 뚜껑 열어봤더니

2011-08-3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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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정부가 30일 대통령 주재 회의를 통해 예년보다 열흘정도 빠른 추석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의 의견을 모아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기존 정책 우려먹기가 아니냐’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나 그 이전 정책과 똑같은 틀안에서 일부 숫자만 바꿔 놓았거나 단어만 달리 나열한 것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매년 추석을 보름정도 앞둔 시점에서 추석물가 대책을 내놓는다. 추석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 만큼 이 시기 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생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내놓은 대책들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내용으로는 ▲21개 특별점검 성수품 관리 ▲성수품 공급 확대 및 할인판매를 통한 수급안정 추진 ▲정부합동 점검체계 구축 등으로 세부 항목들이 모두 판에 박은 듯 하다.

다만 올해 바뀐 것이 있다면 추석 직거래장터의 개수가 작년 2502개소에서 올해 2500곳으로 2개소 줄어든 점과, 공급 예정인 성수품의 물량이 지난해에는 평소보다 4배까지 확대됐다가 올해는 평시 대비 1.8배 확대한다는 것 정도다.

8월 하순부터 TV, 웹, 어플리케이션, 소비자 단체 등을 통해 성수품 구매비용 절감을 위한 ‘알뜰장보기 물가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지난해에는 없던 정책이지만 이마저도 그리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이미 지난 7월 중에 있었던 피서지 물가대책회의 등에서 다뤘던 내용이다.

특히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빨라지고 기후변화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추석물가대책이 좀 더 새로운 틀에서 마련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추석물가대책에서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겠냐는 것이 재정부 관계자의 답변이다.

이용재 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추석은 관례이기 때문에 정책도 관례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며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일 뿐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물론 추석민생안정 대책의 목적이 안정된 물가를 도모하는 만큼 물가가 안정되면 그만이다. 그러나 지난해 성적만 봐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지난해 추석이 낀 9월, 식탁물가를 좌우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5.5% 상승했다.

특히 올해는 긴 장마와 지역별 폭우 등으로 일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사과 배 등 과일과 채소 등의 생육이 늦어지고 있다. 따라서 추석에 맞춘 출하가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해 이들 성수품목에 대한 공급부족은 물론 가격 급등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에 올 대책은 좀 더 치밀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주영 산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정책이 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 일부 새 대책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며 “가뜩이나 올해는 이상 기후 여건으로 물가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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