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사의 대처법은 이렇다. 현대는 ‘우선 때려잡고 고민한다’, 삼성은 ‘뱀에게 떡밥을 뿌린다’, LG는 ‘삼성의 처리 결과를 지켜본다’, 애플은 ‘뱀 잡는 법을 특허낸다’ 등이다.
누리꾼 사이에 우스갯소리로 퍼져나가는 유머라고 하지만, 해당 기업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되새겨 볼 만 내용이다. 특히 최근 고전하고 있는 LG전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지금껏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보다 1등인 삼성의 움직임을 살피는 LG전자의 ‘2등주의’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적부진이라는 가시적 결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해 LG전자의 구원투수로 나선 구본준 부회장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벗어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거듭나기 위해 ‘독한 LG’를 선언, 대대적인 기업문화 쇄신에 나섰다.
그 덕분인지 LG전자는 연결기준으로 지난 2분기 매출 14조3851억원, 영업이익 1582억원을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IT업종의 2분기 실적이 좋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이지만 2분기에 경영환경이 안 좋았던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독한 삼성’ 따라잡기만으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최근 퇴사한 전 LG전자 연구원 최 모 씨는 구 부회장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가 한다고 하면 비판적 토론 없이 의사 결정이 난다”며 “지금 우리 회사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 중의 하나가 자유로운 토론 문화의 부재”라고 LG전자 기업문화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2등에게 필요한 것은 1등이 하는 대로 좇아하는 게 아니라, 1등을 앞지르기 위한 ‘+α’다. LG전자에 대한 애정이 담긴 퇴직자의 편지에서 그‘α’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