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엔저 우려되지만…자신있다"…日신용등급 하락 영향 촉각

2011-08-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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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신승영 기자) 국내 기업들이 일본 신용등급 하락으로 가장 우려하는 점은 엔화 약세이다. 이로 인해 일본 업체들과 경쟁 관계인 한국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약화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에 따른 상대적인 원화 강세가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과거 2005~2007년 저환율 시기에 △환위험 관리 강화 △원가 절감 △생산기지 해외 이전 △사업구조 고도화 등을 통해 원화 강세에 대한 내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엔저 현상에 대한 일본의 느슨한 대응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고 대응책을 충분히 마련했다”며 “이는 우리 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일본 기업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또 엔화가 일본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비해 약세인 점을 감안하면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전자와 자동차, 석유화학은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가 악재이다. 반면 조선·기계 업종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철강업종의 경우는 수입원가 하락으로 영업이익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엔화 과거에도 약세

지난 10년간 일반적으로 쓰이는 엔화의 ‘명목실효환율’은 높았지만, 일본이 1990년대 초 거품경제 붕괴 후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어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낮게 유지돼 왔다.

상대국 통화에 대한 자국통화의 표면가치를 나타낸 명목실효환율(NEER)과 달리 실질실효환율은 상대국의 물가변동에 따른 실질구매력 변동을 감안해 산출하기 때문에 자국 통화의 실질가치(구매력)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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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자국의 물가가 내리면 상대국의 물건값이 상대적으로 오른 것이기 때문에 자국 통화의 구매력이 약해져 자국의 통화가치도 떨어지게 된다.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엔화는 펀더멘털에 비해 약세였다”며 “국가신용등급 영향으로 엔화 가치가 대폭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고 밝혔다.

◆전자·車·석화 "악재지만 대비 충분"

환율에 민감한 전자업계는 적자가 발생하는 원·달러 환율의 마지노선을 1050원대로 잡고 있다. 원화강세가 지속될 경우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삼성·LG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당초 예상했던 환율 마지노선이 이미 붕괴됨 만큼 강도 높은 환율대책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율은 원가경쟁력 등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엔고 영향으로 수출 수혜를 받아온 국내 자동차 및 부품업체들은 이번 일본 신용등급하락 영향이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차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판매 증가로 직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등 해외에서 판매 인센티브를 낮췄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가격보다 제품경쟁력에서 일본차들을 앞선 상황이다”고 말했다.

수출 비중이 60%를 넘는 석유화학업계는 상시 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외화로 발생하며 이 중 달러가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며 “환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시 대응반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조선·기계 "긍정적 영향이 더 크다"

특히 철강업체들은 원화강세가 반갑다.

포스코는 환율 10원 하락시 624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증가한다. 현대체절도 영업이익 추정치 대비 2.2% 수준인 150억원 정도 영업이익 개선효과가 있다.

동국제강은 원·달러 환율 하락의 가장 큰 수혜업체로 꼽힌다. 환율 10원 떨어지면 영업이익 추정치 대비 8.3%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업의 경우 수출이 평균 2년 전에 수주한 잔량이 있으므로 단기 환율변동에 의한 영향은 거의 없다. 오히려 수입되는 일분 핵심 기자재의 단가 하락으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가격경쟁력이 일본·중국 등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 또 중소 조선사의 경우 환헤지 비율이 낮아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

일반기계는 가격보다 품질경쟁력이 주요 수출요인이므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다. 핵심 소재 부품에 대한 대일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일본 부품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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