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구조조정 윤곽이 드러날 경우 발생할지 모를 예금 대량인출사태(뱅크런)를 대비해 현금을 미리 쌓아 두려는 저축은행의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2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5.10%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 201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넘긴 이후 꾸준한 상승세다.
저축은행별 금리를 보면 프라임이 현재 업계 최고수준인 5.90%을 주고 있다. 이어 제일, 제일2가 5.80%, 대영 5.70%, 솔로몬 5.60%이며 더블유, 서울, 스마트, 신민, 신안 등이 5.50%를 적용한다.
98개 저축은행 중 무려 60곳에서 평균금리 이상을 제공하고 있어 나머지 저축은행들이 고객들을 붙잡으려면 불가피하게 예금금리를 올려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저축은행 업계는 9월 구조조정을 위한 경영진단을 실시한 뒤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현금을 많이 보유해야 한다는 심리가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가 취해질 경우 연쇄적으로 뱅크런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비하고 있다"며 "예금금리 인상을 통해 수신액을 늘리는 등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일부 저축은행에선 금융감독 당국에 제출한 자구책에 따라 9월초 추가 예금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당분간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상승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구조조정 이후 저축은행 업계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예금금리는 계속해서 올라가는 반면, 대출금리는 갈수록 떨어져 저축은행의 이자부담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지금 당장 '급한 불'을 끄려고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최근 가계대출 억제 추세 속에서 구조조정 이후 여신운용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며 "늘어나는 이자부담 탓에 역마진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