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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동원 기자)
세메냐는 21일 저녁 7시20분 KTX 열차 편으로 동대구역 승강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색 바지에 횐색과 파란색이 섞인 티셔츠 차림을 한 세메냐는 개찰구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30여명의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에 커다란 미소로 답했다. 꽃다발과 남아공 국기, 환영 플래카드를 펼쳐든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기념 촬영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등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세메냐는 2년 전 베를린에서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랐지만 뛰어난 기량 탓에 오히려 구설수에 올랐던 주인공. 짧은 머리와 잘 발달한 상체, 굵은 목소리 등 남성적인 외양으로 성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다.
스무 살도 안 된 소녀가 감당하기에 벅찬 논란 속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그녀는 올 들어 성적까지 부진한 상황. 허리 통증도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녀의 대회 2연패에 회의적인 시선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 남아공 육상연맹을 통해 800m와 1,500m 2관왕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나아가 세계 기록까지 노려보겠다며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