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 수도 트리폴리 진입…정부군과 교전

2011-09-02 21:52
  • 글자크기 설정

리비아 반군 지도자 "카다피 파국적 종말 임박"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동서부 전선에서 트리폴리를 포위했던 리비아 반군이 20일 밤(현지시간) 수도 트리폴리에 진입해 카다피 친위부대와 교전했다.

외국인 기자들이 묵은 숙소 인근에서 교전에서나 있을 법한, '쌍방향' 총성이 크게 들렸고 박격포 폭발음도 들렸다.

또 반군에 의해 운영되는 TV 채널은 반군이 트리폴리의 무기고를 접수한 데 이어 트리폴리국제공항도 장악했다고 보도했으며 시내에서는 반(反) 카다피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리비아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의 압델 하피즈 고가 부의장은 "트리폴리에서 반군과 조율한 봉기가 일어났다. 사전에 계획된 것이다. 그들(트리폴리 내 반정부 세력)은 장기간 준비해 왔다. (카디피를 향한) 작전이 개시됐다"고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반군 최고 지도자 무스타파 압델 자릴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종말이 임박"했으며 "종말은 파국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TC 의장인 압델 자릴은 카다피 내부조직의 인사들과 접촉했다며 "신의 가호 아래 모든 증거는 그의 최후가 아주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압델 자릴은 반군이 카다피가 있는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하면서 주요 요충 도시 3곳을 점령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압델 자릴은 카다피와 그의 내부조직이 파국적 종말을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유혈 사태의 종식은 좋은 일이고 물리적 비용을 덜게 해줄 것이지만 카다피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전폭기가 카다피 친위부대의 주의를 분산시키고자 공습을 단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몇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카다피 친위부대원 상당수가 도망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국영 TV에 방영된 육성 메시지를 통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리비아 석유를 탐하고 있다. 반군은 리비아를 대표하지 않으며 리비아 국민을 파괴하려 한다"고 말했다.

리비아 정부는 또 휴대전화 보유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광장으로 나가 무장 요원들을 제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정부 대변인은 국영 TV를 통해 "적은 수의 반군 세력이 트리폴리에 잠입했으나 격퇴했다. 생포한 반군 가운데는 튀니지인, 알제리인, 이집트인도 있었다. 트리폴리는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정부 대변인은 또 "수도를 사수하고자 수천 명이 트리폴리를 에워싸고 있다. 여러분의 지도자는 (무아마르) 카다피다. 투항하는 반군들은 사면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리비아 전황이 크게 요동치는 가운데 튀니지가 반군 대표기구 NTC를 "리비아를 대표하는 유일한 기구"로 공식 인정, 카다피 정권에 타격을 주었다.

한편, 카다피의 측근과 유력 인사들은 속속 그의 곁은 떠나고 있다.

외국방문을 마치고 현재 튀니지에 있는 리비아 석유장관 오므란 아부크라아가 리비아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튀니지 소식통이 이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아부크라아가 이탈리아 방문을 마치고 튀니지에 왔다고 전했다.

그는 오랫동안 리비아 석유장관을 맡아 왔던 쇼크리 가넴이 망명하고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희의에서 리비아를 대표했다. 가넴 전 석유장관은 망명한 뒤 반군 지지를 선언했다.

또한, 과거 카다피 정권의 2인자였던 전 총리 압데스살렘 잘루드도 튀니지를 거쳐 이탈리아로 갈 예정이라고 튀니지 국경 경찰이 밝혔다.

카다피에 의해 축출된 잘루드는 앞서 반군이 장악한 지역으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