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주민투표 실패시 시장직 내놓겠다”

2011-08-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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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투표에 시장직을 연계하겠다고 발표하며 눈시울이 붉어진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결국 시장직 사퇴라는 카드를 내놨다.

오 시장은 2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실패하면 시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제안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 사퇴를 연계, 투표 승리를 이끌기 위한 막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이날“이번 주민투표에서 투표율이 33.3%에 못미쳐 투표가 무산되거나 개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할 경우 시장직을 걸고 책임지겠다”고 공표했다.

그는 “오늘의 제 결정이 이 나라에 ‘지속가능한 복지’와 ‘참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데 한 알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해도 더 이상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복지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 앞에 흔들리는 여야 정치인이 아니라 오직 유권자 여러분”이라며 “반드시 33.3% 투표율을 넘겨 시민의 엄중한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오 시장은 주민투표에서 투표율 미달로 개표도 못한 채 주민투표가 무산되면 시정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에 부딪칠 것으로 보고 주민투표 결과와 시장직의 연계를 고민해왔다.

하지만 투표에 질 경우 향후 국정운영 부담 및 내년 총선·대선 악영향 등을 우려한 여당의 반대로 지난 12일 ‘내년 대선 불출마’라는 카드만 던졌었다. 한나라당은 오 시장이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실패해 사퇴할 경우 이어지는 보궐선거에서 자칫 야당에 서울시장직을 넘겨주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왔다.

그러나 오 시장은 당시 ‘시장직 사퇴’라는 최후의 카드는 선거전이 자신쪽으로 유리하게 전개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남겨뒀었고, 결국 선거를 3일 앞두고 마지막 승부수로 내걸었다.

오 시장 측은 야권이 불참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투표율 33.3%를 넘기기가 쉽지 않지만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면 최소 5%가량 투표율을 끌어올릴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비장의 카드가 향후 선거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이번 주민투표에서 오 시장측이 승리할 경우 서울시정은 물론 여권의 정국 주도권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반대로 ‘시장직 사퇴’라는 승부수에도 투표에서 질 경우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러야해 여당으로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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